미 기후법안, 화석연료산업에 메탄수수료 일부 면제

최근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을 설득해서 겨우 상원을 통과한 미국의 기후법안이 석유산업에 메탄수수료 일부를 면제해준다고 로이터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메탄수수료가 많은 사업장에서 면제되는 것은 바이든 정권이 당초 기후법안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후퇴한 뒤, 합의를 위해 민주당 지도부가 타협한 결과다.

기후법안의 검토와 협상에 참여한 의원들은 "민주당이 조 맨친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타협하는 과정에서, 기후법안은 수수료 부과 범위가 석유와 가스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의 절반에 못미치는 정도에 그쳤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 의회가 도입하려고 하는 메탄수수료(methane fee)는 매년 온실가스의 일종인 이산화탄소를 2만5000톤 이상 배출하는 시설에 적용된다. 메탄수수료는 이 기준을 초과 배출하는 기업에게 2024년부터 톤당 900달러(117만원)를 부과하고, 2026년에는 톤당 1500달러(195만원)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메탄수수료는 석유와 가스 회사들이 시추, 운송, 저장 및 처리 중에 누출을 막고 메탄 가스를 고의적으로 배출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미 의회 조사국의 법안 분석에 따르면, 메탄수수료는 소수의 거대 석유회사와 독립 생산업체들의 배출량의 약 60%를 면제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인 조 맨친이 기후법안의 원안에 반대하자 조용히 맨친 의원과 메탄수수료에 대한 협상을 벌였던 톰 카퍼(Tom Carper)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석탄, 석유, 가스 등의 이해관계가 포함된 맨친 의원과의 타협안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환경보호청(EPA)이 올해 말 발표할 예정인 메탄가스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석유 및 가스 회사들도 수수료를 면제받게 된다. 이 규정은 미국의 석유·천연가스 회사들에 유정·가스정, 저장탱크, 처리시설 등에서 메탄이 새는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신형 메탄 누출 감시 장비를 갖추도록 규제한다. 

일부 환경론자들은 이러한 타협이 많은 오염시설들을 방치하기 때문에 메탄수수료의 효과를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이 법안은 가정과 기업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유통시설에도 메탄수수료를 면제하고, 일정 기준치 이하로 가스를 판매하는 일부 파이프라인과 시설도 면제하며, 산업계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제거하기 위해 15억 달러(1조9594억원)에 가까운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로이터에 의하면 2021년 민주당 상원의원 셸던 화이트하우스(Sheldon Whitehouse), 브라이언 섀츠(Brian Schatz), 코리 부커(Cory Booker)가 제안한 초기의 메탄수수료는 이러한 면제나 재정적 지원을 포함하지 않았다. 원안대로면, 수수료는 2023년부터 톤당 1800달러(235만원)에서 시작하여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될 예정이었다.

톰 카퍼 상원의원은 "조 맨친 상원의원이 포집한 메탄가스를 처리할 적절한 장비가 없는 소규모 업체들에게 메탄수수료가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 환경법 센터(Western Environmental Law Center)의 전무이사인 에릭 슐렌커 굳리치(Erik Schlenker-Goodrich)는 "소규모 배출자에 대한 메탄수수료의 면제가 문제"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에릭 전무는 "많은 석유와 가스 시설들이 이 기준에 적용 받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하지 않아도 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대표들은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고 EPA 규칙이 두 배로 높아지는 시기에 메탄수수료가 에너지 생산을 저해할 것이라고 불평했다.

메탄수수료 부과의 초안을 만드는데 참여했던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수수료와 새로운 EPA규정이 연방정부가 메탄가스 오염자들을 단속하고, 회사들이 메탄가스 오염 물질들을 규제당국보다 더 일찍 발견하도록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로이터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