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지속가능 이사회 보고서 발간
10개 6개 기업 ESG위원회, 전년 대비 17% 늘어

지속가능성이 이슈가 되면서,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위원회(ESG위원회)를 따로 두어야 하는지, 또 지속가능전략을 내재화하기 위해 어떤 체계를 갖춰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업이 많다.

이 가운데, ‘지속가능 이사회 보고서 2020(The Sustainability Board Report 2020)’이 6일 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이사회 산하 위원회(sustainability board committee)의 체계를 보여주는 보고서여서, 국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서스테이너빌리티 리포트닷컴(sustainability-reports.com)에 따르면, 2020년 보고서에는 세 가지 핵심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포춘(Fortune) 2000대 기업 중 1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지속가능위원회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지속가능위원회 숫자가 증가한 기업은 17%로, 54개 기업에서 63개 기업으로 늘었다. 10개 중 6개 이상 기업에서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위원회가 존재한다는 셈이다. 

지속가능위원회 숫자가 증가한 기업은 17%로, 54개 기업에서 63개 기업으로 늘었다./서스테이너빌리티 리포트닷컴
지속가능위원회 숫자가 증가한 기업은 17%로, 54개 기업에서 63개 기업으로 늘었다./서스테이너빌리티 리포트닷컴

 

또, 이사회 산하 지속가능위원회 소속 등기임원들의 숫자는 232명에서 275명으로 19% 늘어났다. 보고서는 “등기임원들의 숫자가 늘어난 것이 기업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기업 전략과 지속가능성 이슈를 중요하게 연계하는 긍정적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위원회가 늘어나는 게 가장 중요한 배경에는 중국 기업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중국은 소비자 보호 및 권리뿐 아니라 환경 이슈에 관한 정치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속가능위원회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독일 기업의 경우 5곳 중 단 한 곳도 지속가능위원회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은 1976년 직원 대표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의무화하는 ‘공동결정법(Co-Determination Act)’을 통해 윤리적인 사업 관행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지속가능위원회가 없다는 것이 놀랍다며, “지속가능성 성과를 높이기 위해 위원회를 설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둘째, 지속가능을 둘러싼 기업 내부의 전문지식과 관련 경험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가능위원회에서 ESG와 지속가능성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한 등기임원이 38명에서 48명으로 33% 증가했다. 물론 지속가능위원회 소속 전체 등기임원 275명 중 48명으로, 아직 17%에 불과하며 이 수치는 전년 대비 2%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전문가들이 이사회 차원에 존재하면서 전문기술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지속가능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셋째, 지난 한 해 동안 기업 이사회에서 성(性) 다양성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사회 멤버 중 여성이 있는 기업은 307개에서 342개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이사회 내 성 다양성은 8%가량 늘었는데, 이사회내 남성 대비 여성등기임원 비율은 25%(2019)에서 27%(2020)까지 늘었다. 이 수치는 국내 비율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참고로,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경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사내 이사 중 1%, 사외이사 중 7%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1)전담위원회가 존재하는지 2)지속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이사회 헌장(board committee charter)이 있는지 3)이사회 가운데 여성 구성원이 있는지 여부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특히 여성 이사들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책임성이 높아 이를 드라이브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이 속한 국가들 비율/서스테이너빌리티 리포트닷컴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이 속한 국가들 비율/서스테이너빌리티 리포트닷컴

 

이번 자료를 위한 데이터는 2020년 7월까지 각 기업 홈페이지에 있는 이사회, 이사회 헌장, 이사회 구성 및 법적 지위 등을 조사했으며 기업 홈페이지에 정보가 너무 간략한 경우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의 데이터를 이용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편, 기업마다 다양한 지속가능위원회 용어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업에서는 'ESG위원회' 'CSR위원회'라는 용어로 불리고, 일부 기업은 '리스크 위원회' '기업지배구조위원회'에서 지속가능성 이슈를 담당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그동안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논의는 지속가능보고서의 공개 혹은 다른 유형의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에 관한 홍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때문에 지속가능보고서 작성은 회사의 최고경영진이나 이사회 차원의 큰 상호작용 없이 아웃 소싱되어왔다”고 비판했다.

이뿐 아니라 보고서는 “지속가능성 이슈는 핵심 비즈니스 조정과 기업 전략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 지속가능성 전략을 이사회 차원의 주관과 감독이 필요하다”며 “블랙록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기업의 지속가능성으로 바뀌고 있음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에서 이 문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향후 비즈니스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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