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기조연설서 시진핑 주석 발표, 중국 최초 넷제로 선언
주요 외신, "선언 고무적이나, 달성 쉽지 않을 것"

지난 22일 개최된 유엔총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60년까지 중국의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환영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엔 홈페이지 
지난 22일 개최된 유엔총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60년까지 중국의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환영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엔 홈페이지 

매년 9월 셋째 주 화요일에 개최되는 유엔(UN) 총회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이례적으로 온라인으로 열렸다. 총회 관행대로 유엔본부 소재국인 미국을 비롯해 의장국, 5개 지역그룹의 대표국 정상들이 국제적 연대ㆍ협력 및 다자주의 강화 등을 주제로 연설을 한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Xi Jinping) 국가주석이 탄소 중립 목표를 선언해 무엇보다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시 주석은 "2030년까지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도록 한 뒤, 점차 감소시켜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제시한 탄소중립이란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상쇄시켜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넷제로(Net Zero)라고도 불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세계 1위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원인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중국의 첫 탄소중립 목표 선언에 국제사회는 환영을 표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중국의 목표 제시가 고무적이라며, 기후변화에 있어 중국과의 협력 의사를 피력했다. 또, 프란스 티메르만스(Frans Timmermans) 유럽연합 그린딜 총괄은 "중국이 탄소 배출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날짜를 정한 것과 더불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발표를 환영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또한, 미국 언론도 시 주석 선언에 보다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중국의 가장 과감한 약속인 동시에 탄소 배출 1위 국가인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지구 온난화를 실질적으로 늦추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CNN은 "시 주석의 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의 탄소배출량을 비판하고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일방적인 협상이라고 단정 지은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탄소중립 목표 선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이 목표를 기한 내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국가가 실현했거나 약속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탄소배출 정점에서 내려와야 하지만, 실현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체 에너지의 85%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구축해야 하지만,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를 확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을 정도로 화력발전소를 많이 건설했기 때문에, 이를 모두 무효화시키는 것은 중국 금융 생태계에도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목표 달성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사실, 중국에 앞서 많은 국가들이 탄소중립 또는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선언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G20(주요20개국) 중 기후변화 대응 목표로 청정에너지 전환 준비가 된 상위 국가에 속하는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IRENA는 기후변화 대응을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국가들 중 미국, 캐나다, 브라질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진전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탄소중립에 있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목표 달성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에 오래전부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온 국가들도 여전히 '경제 성장'에 부딪혀 에너지 전환에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계 탄소 배출 1위인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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