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개발업체 럭스카라(Luxcara)가 유럽 최초로 독일에 중국산 풍력터빈 16기를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유랙티브, 로이터, 닛케이 아시아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지난 4월에는 중국산 풍력터빈의 수입을 금지하며 견제에 나선 유럽 최대 풍력발전 시장인 독일에 풍력터빈이 설치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독일은 지금까지 중국산 풍력터빈의 수입을 회피해왔다.
가격 경쟁력 있는 중국산을 견제하는 유럽에서 이례적인 계약
유럽연합에 설치된 풍력터빈은 오랫동안 유럽산이었다. 주로 베스타스(Vestas), 지멘스(Siemens)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의 본거지였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산이 유럽의 안방에 쳐들어온 것이다.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독일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럭스카라는 2028년까지 북해에 16기의 해상풍력터빈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의 밍양(Ming Yang Smart Energy)과 '우선 공급업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럭스카라는 "바터칸트(Waterkant)라고 불리는 북해 프로젝트는 약 40만 가구에 전력을 생산, 2030년까지 전력 수요의 8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려는 독일의 목표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계약으로 설치되는 풍력터빈은 로터 직경이 260m로 대형이며, 18.5MW 용량이다. 2028년까지 북해섬 보르쿰(Borkum) 인근에 설치될 예정이다.
럭스카라의 발표는 국회의원들이 풍력 및 태양광같은 청정 기술 산업에서 EU의 몫을 보호하는 넷제로(Net-Zero) 산업법이 발효된 지 3개월 후에 나왔다.
브뤼셀에 있는 풍력협회인 윈드유럽(WindEurope)의 대변인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은 독일의 중요한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유럽 공급망은 이 프로젝트를 위한 풍력 터빈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사이버 보안 문제 있으나, 수입사측은 "관련 법률 준수" 주장
유랙티브에 의하면, 중국산 풍력터빈이 유럽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사이버 보안이다. 즉, EU 국가가 원할 경우 국가 안보를 이유로 EU에서 중국 터빈을 금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에 관해 럭스카라는 "이미 실사를 수행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EU 분류법 및 사이버 보안을 준수했다"며, "일부 부품은 유럽에서 생산되며 풍력터빈 장치는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친환경 EU국회의원인 마이클 블로스(Michael Bloss)는 “우리는 주요 산업 프로젝트에 유럽 자체 산업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중국산을 사용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블로스 의원은 유랙티브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현재 유럽의 탈산업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을 허용하는 경제 정책은 순진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독일 경제부는 3일(현지시각) 중요한 인프라와 경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북해 해상 프로젝트에 중국산 풍력 터빈을 공급하는 거래를 매우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로이터에 "독일 연방 정부는 중요한 인프라 문제와 관련하여 이번 결정을 매우 면밀히 검토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과 관련하여 공평한 경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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