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저렴한 중국산 수소의 유럽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수소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유럽연합이 제공하는 수소 보조금이 중국 기업이 아닌 유럽 기업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처다.

EU는 이번 달 녹색 수소 프로젝트에 제공할 지원금을 조달하기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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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저렴한 중국산 제품 견제...수소 프로젝트 자금 지원 기준 강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수소 생산국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35년까지의 수소 목표를 담은 국가 수소 계획을 2022년에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25년까지 연간 20만 톤의 생산 목표를 세웠으며, 매년 계획한 목표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럽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는 수소 산업에서의 왕좌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 5월 수소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5개 중 4개 영역에서 중국이 유럽을 추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지난달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을 중심으로 그린수소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유럽연합의 이번 조처는 전기차와 태양광 등의 다른 산업 영역에서 중국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조처로 확인된다. 로이터는 유럽 산업계가 그린수소 보조금을 제공하는 EU수소은행에 역내 기업을 우대하는 기준을 추가해 달라고 집행위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EU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인 봅커 훅스트라는 집행위가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훅스트라 위원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과대학에서 한 연설 중 “다음 경매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며 “유럽 전해조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좋은 전해조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제품을 과잉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조원 규모, 2차 수소 보조금 경매 이달 시작

EU수소은행은 2차 수소 보조금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산업 협회인 하이드로젠 유럽(Hydrogen Europe)에 따르면, 경매 규모는 12억유로(약 1조7817억원)로 확인된다. 해당 협회는 유럽집행위원회가 지난 6월 개최한 이해관계자 워크숍에서 이런 내용이 나왔다고 전했다. 

집행위는 6월 S&P 글로벌에 "이번 예산은 2차 라운드에서 예상했던 22억유로(약 3조원)보다 상당히 적지만, 해당 자금을 통해 수소 생산과 저장 및 유통 기술을 개선하고 수소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EU는 2030년까지 청정 수소를 1000만 톤 생산하는 게 목표다.

로이터가 입수한 집행위 문서에 따르면, 이 기금에 입찰한 프로젝트 중 약 4분의 1이 EU 외부에서 전해조를 조달하고, 또 다른 4분의 1은 EU와 비EU산 제품을 혼합해 사용할 계획으로 확인된다. 훅스트라 위원은 “EU가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차 경매는 지난 4월 진행됐다. 7개 그린수소 사업이 낙찰됐으며, 7억2000만유로(약 1조원)의 보조금이 10년간 제공된다. 보조금은 탄소배출권(ETS)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마련된 혁신기금에서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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