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를 둘러싸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속도전을 벌이는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더 빠르고 효율적인 해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정부가 그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기술을 강조해왔으나,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SMR 강조한 DOE, 일정은 태양광에 더 유리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 4월 3일, AI 인프라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연방 부지 16곳을 데이터센터와 발전시설 동시 구축 후보지로 지정했다. 아이다호국립연구소, 퍼시픽노스웨스트연구소, 오크리지국립연구소 등 원전 실증 경험이 있는 국립연구소 부지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 부지는 송전망 접근성, 입지 여건, 일부 사전 인허가 이력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DOE는 민간과 지역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7일까지 정보제안요청(RFI)을 공고하고, 에너지 기술과 사업모델 제안을 받았다. RFI에는 신속 배치 가능한 기술 유형, 운영 방식, 민관협력 구조 등이 포함됐다.
DOE는 부지 내 전원 구성으로 SMR, 에너지 저장장치(ESS), 지열, 수소나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등 분산형·저탄소 기술을 검토 중이다. 2027년 말까지는 부지 내 데이터센터를 완공, 가동시킬 계획이다.
문제는 미 정부가 강조해온 소형모듈원자로(SMR)가 2027년 데이터센터 가동 목표에 맞춰 상업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에는 상업 운전 중인 SMR 발전소가 없으며, 대부분이 초기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SMR 연료로 사용되는 고농축 저농도 우라늄(HALEU)의 미국 내 생산 기반도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HALEU는 기존 원전보다 높은 농축도를 가진 차세대 원자로 전용 연료로, 미 에너지부(DOE)는 현재 5개 기업에 한해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기술과 연료 공급 모두에서 속도가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원자력협회(NEI)의 힐러리 레인 전략 디렉터(Hilary Lane)는 “단기 전력 확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속도”라며 “현 시점에서 원전은 일정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SMR 개발 기업인 나노 뉴클리어에너지(Nano Nuclear Energy)의 CEO 제임스 워커(James Walker) 역시 “2030년 전 대규모 SMR 배치는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빅테크도 택한 재생에너지, 공급 유연성까지 입증
이에 비해 태양광과 저장장치 조합은 공급 속도와 실증 사례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DOE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은 평균 1.4년, 저장장치는 1.7년이면 구축 가능하다”며 “비용과 일정, 공급 유연성 모두에서 현실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원전 대비 최소 3배 이상 빠른 구축 속도다.
SEIA에 따르면 메타,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미국 내 주요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이미 태양광과 저장장치를 조합해 안정적인 24시간 전력 공급 체계를 운영 중이다. 재생에너지는 분산형 구조로, 대규모 송전 인프라 확충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DOE가 선정한 일부 부지는 기존 원전 인접 지역으로 민원 리스크가 낮고, 인허가가 어느 정도 진행된 곳도 있다. 그러나 일정 불확실성, 연료 공급, 지역 수용성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할 때, 산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중심 대응이 더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SMR은 상업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재생에너지 조합이 단기 수요에 가장 효과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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