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도 석탄 화력 발전량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각) 인도의 5월 석탄발전량이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한 1133억kWh(킬로와트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석탄 발전 비중도 74.0%에서 70.7%로 하락했으며, 천연가스 발전량은 46.5% 급감해 27억8000만kWh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소폭으로, 화석연료의 단가 부담과 재생에너지원 대비 낮은 경쟁력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인도 연방 전력망 운영기관 그리드 인디아(Grid India)는 "전력 수요 둔화, 기후 변화, 발전원 다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에너지 믹스 구조에 구조적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월 전체 전력 생산량은 1604억kWh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고, 최대 전력 수요는 231GW로 1년 전보다 약 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 석탄 트레이더 아이에너지(I-Energy)는 보고서를 통해 “성수기임에도 전력 부문 수요는 제한적이며, 경제 전반의 역풍이 비전력 산업까지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샨트 바시스트(Prashant Vashisth) 무디스 계열사 ICRA 부사장은 "전력수요가 낮고, 가스발전의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공기업 중심의 유틸리티들이 가스발전 구매량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드 인디아에 따르면, 5월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247억kWh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는 전체 전력 생산의 15.4%를 차지해, 201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력발전도 8.3% 증가한 145억kWh를 기록했고, 원자력 등 기타 저탄소 발전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인도 정부 석탄 의존도 여전히 높아… 국영 에너지 기업 폐광 재가동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탄 수입국이자, 네 번째로 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다.
로이터는 “인도 정부는 선진국에 비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다는 점을 들어 석탄 사용을 정당화해왔지만, 이번 에너지 믹스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탈탄소 전환을 위한 구조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서 불구하고, 인도 정부의 에너지 전환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130억달러(약 18조4600억원)에 그쳤다. 이는 2030년까지 500GW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연간 투자액인 680억달러(약 96조5600억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또한 인도 전체 전력 생산의 74%가 여전히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 최대 석탄 생산업체인 인도 국영 콜인디아(Coal India)는 정부의 탈탄소 기조 및 전망과는 달리 오히려 석탄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인디아는 올해 폐광된 석탄광 30여 곳을 재가동하고, 신규 채굴지 5곳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콜인디아 PM 프라사드(PM Prasad) 회장은 "재생에너지 발전과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더욱 크고 효율적으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석탄 의존도를 줄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회계연도(2025~2026년)에 폐광 32곳 중 절반가량이 재가동할 예정이며, 민간 파트너와 수익 공유 방식으로 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광산은 과거 수작업 채굴과 소형 장비 사용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폐쇄됐지만, 27개 광산이 재개발 계약이 체결됐으며, 나머지 5개는 곧 승인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인도 석탄부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들 광산을 재가동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콜인디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채굴 예정" 반박
콜인디아는 지난해 7억8100만톤의 석탄을 생산했으며, 2029년까지 단독으로 10억톤 이상을 채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최대 5곳의 노천광을 신규 녹지 부지(Greenfield)에 개발 하고 있다. 노천광은 환경오염이 심한 방식으로 알려졌지만, 프라사드 회장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채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 전체 석탄 수요의 약 75%는 콜인디아가 운영하는 310개 광산에서 공급되며, 2018년부터는 아다니(Adani) 그룹 등 민간 기업들도 상업적 석탄 채굴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공과대학(IIT) 델리의 로힛 찬드라(Rohit Chandra) 석탄 전문가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인도는 석탄 채굴을 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대규모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콜인디아뿐"이라고 말했다.
프라사드 회장은 "우리는 2035년까지 석탄 사용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점차 감소해 2047년까지 줄이고 2070년까지는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조4000만 인구의 에너지 수요를 감안할 때, 최소한의 석탄 생산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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