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풍력 스타트업 에어룸에너지(Airloom Energy)가 와이오밍주 라라미 지역에 약 150킬로와트(kW)급 규모의 트랙형 풍력 설비 실증 프로젝트를 착수했다고 청정기술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에어룸이 개발한 풍력 설비는 지면에 평행으로 설치된 타원형 트랙을 따라 짧은 풍력 블레이드가 수평으로 순환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일반적인 고정탑 터빈은 80~150미터 높이의 타워를 세워야 하는 반면, 에어룸은 설치 높이를 18미터로 낮게 설계해, 설치 장비와 부지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 설비는 기존 수직형 고정탑 터빈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저고도 풍력 발전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에어룸 에너지
사진=에어룸 에너지

현재 가장 널리 보급된 풍력 발전 방식은 고정탑 방식의 수직형 터빈이다. 대형 블레이드를 탑 구조물 위에 수직으로 고정시켜 고풍속 지대에서 높은 발전 효율을 확보하지만, 고가의 크레인·운송 인프라와 넓은 부지 확보를 해야 하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에어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고도에서 안정적인 풍력 발전이 가능한 트랙형 설비를 개발했다.  

이번 실증 프로젝트는 약 100미터 길이의 직선 구간을 포함한 타원형 트랙 형태로, 초기 단계부터 상용 시스템과 동일한 부품을 적용했다. 향후 상용화 단계에서는 트랙 길이를 500미터, 설비 용량은 3메가와트(MW)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에어룸 측은 “풍속이 낮거나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자립형 청정전력원을 구축할 수 있다”며, “신속하고 유연한 설치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해상운송 없이 미국 내에서 부품 제조 및 조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어룸 에너지, 초저가 발전단가로 가격 경쟁력 확보

에어룸은 자사 시스템의 발전단가를 메가와트시(MWh)당 2.8센트(약 40원)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금융ㆍ자산운용사 라자드(Lazard)가 발표한 2023년 미국 평균 육상풍력 단가가 61달러(약 8만6700원)인 것에 비해 95%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에어룸에너지 CEO 니얼 릭너(Neal Rickner)는 “우리는 초기 시장부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정탑이 필요없어 군사기지, 공항, 산악지, 도서 지역 등 설치가 어려운 부지에도 운용될 수 있다”며, “이제 모든 시뮬레이션을 마쳤고 현장 실증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위에서 간편하게 설치 가능하고, 해상운송 없이도 미국 내 부품 생산 및 현장 조립이 가능해 납기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에어룸은 현재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 도입 부지로는 군사기지와 데이터센터 등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릭너 CEO는 “터빈 납기 지연 이슈로 어려움을 겪는 대규모 수요처로부터 자사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어룸은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으로부터 총 97만5000달러(약 13억8000만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했으며, 2023년 이후에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로어카본 캐피털(Lowercarbon Capital)로 부터 자금 지원 및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외에도 미 국방부와는 125만달러(약 17억8000만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와이오밍주는 자국 에너지 매칭펀드를 통해 500만달러(약 71억원)를 지원한 바 있다.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이번 실증 착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탈탄소 정책 축소 기조와 풍력 발전단가 상승, 정유소 폐쇄 등 청정에너지 수요 확대와 맞물려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릭너 CEO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대에는 빠르게 설치되고, 어디서든 구축 가능한 시스템이 필수”라며, “우리 기술이 저풍속, 시야 제한, 기반시설 부족 지역에서도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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