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사재 100억원(12조원)을 털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에 20억달러(2조2000억원) 규모로 '기후서약펀드(The Climate Pledge Fund)'가 1차로 조성됐다. 이 벤처캐피털은 교통, 에너지, 배터리 저장, 제조업, 식품,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기업에 투자키로 했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는 지난 9월 이 아마존의 기금을 지원받은 스타트업이다. 2017년초 레드우드를 만든 이는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 J.B. 스트라우벨(Straubel)이다. 그는 생산고철 등 폐광물 자재를 수집하고 재활용해 배터리ㆍ가전ㆍ자동차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납품한다.
스트라우벨 CEO는 레드우드의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않고 폐기되기 때문이다.
레드우드는 가전업체와 배터리 셀 제조업체로부터 고철 폐기물을 수집, 처리하고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의 원료를 추출해 가전 및 배터리 생산 기업에 다시 공급한다. 휴대폰 배터리, 노트북 컴퓨터, 전기 자전거 등 가전제품뿐만 배터리 셀 생산에도 재활용 고철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는 앞으로 여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레드우드를 "세계 최고의 배터리 재활용 회사이자 최대 규모의 배터리 소재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레드우드의 주요 파트너 기업은 테슬라, 파나소닉, 아마존이며, 올해 생산되는 테슬라 자동차 1만 대 이상에 재활용된 폐자재 배터리를 제공해 1테라와트(terrawatte)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차량 생산을 확대하면서, 광산에서 추출되는 원자재를 공급할 때 재활용된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니켈과 같은 보다 광범위한 자재 공급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의 지원과 관련, 스트라우벨 CEO는 "아마존은 가전제품부터 데이터센터, 미래형 전기배달차량, 드론까지 수많은 기기에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어 아마존과 함께 하는 일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레드우드는 네바다주 카슨 시티에 1기가와트 규모, 두 개의 재활용 및 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파나소닉이 테슬라와 함께 운영하는 기가팩토리는 연간 35기가와트 시간의 리튬이온 전지를 생산할 수 있다. 레드우드 시설은 아직 파나소닉-테슬라의 생산능력을 맞출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지만 재활용 재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파나소닉과는 카슨 시티 인근에 폐자재를 회수하는 사업도 함께 시범운영하고 있다.
북미 파나소닉 에너지 배터리 기술 담당 부사장인 셀리나 미콜라지작(Celina Mikolajczak)은 "사람들은 재활용 자재가 전기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과소평가한다"며 “전 세계 나와 있는 배터리도 이미 많고 배터리의 금속 광물 농도는 훨씬 높기 때문에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레드우드의 장기적인 목표는 '순환 공급망'을 조성하고 니켈, 구리, 코발트 같은 원자재의 채굴을 극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다. 실제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다수는 재활용되지 않고 대부분 폐기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에너지 저장용 EV(Electric Vehicle) 배터리의 용도 변경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어떻게 배터리를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결책은 드물었다. 이에 스트라우벨 CEO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업체들과 협력해 배터리 등 폐자재를 회수하는 것부터 집중하고, 배터리 수집 후 '제 2의 수명'을 늘리고 배터리 복구 및 적용 방안을 마련했다.
앞으로 배터리 수명주기를 늘릴 뿐 아니라 배터리를 잘 처분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해결책도 고안할 예정이다. 스트라우벨은 "레드우드가 배터리 및 전기 제조 산업을 혁신하고 배터리 폐기물 솔루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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