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E, 전력망 개선 사업으로 폭등한 전기요금 부담 1조원 줄여
- 바이든, 보조금 지급 정권 교체 전 막판 스퍼트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전력회사 PG&E가 미국 정부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대출 지원을 받게 됐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각) 미 에너지부가 PG&E에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조건부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에너지부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LPO)이 진행한 단일 대출 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PG&E, 전력망 개선 사업으로 폭등한 전기요금 부담 1조원 줄여

PG&E는 캘리포니아주의 대표적인 전력 공급기업으로 1600만 명의 주민들에게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유틸리티 기업은 지난 수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피해가 급증하면서 막대한 배상금 부담과 소비자 불만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고, 이에 대대적인 전력망 개선 사업에 나서게 됐다. 

2018년에 발생한 캠프 파이어(Camp Fire) 산불 참사는 PG&E에 큰 전환점이 됐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당시 PG&E 전력선에서 불이 발화하여 큰 산불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8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회사는 비자발적 살인 혐의를 인정해야 했다. 산불 피해 배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2019년에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러한 부담은 고스란히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최근 3년간 PG&E의 전기요금은 56%나 올랐고, 10년간 상승률은 11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48%)과 샌디에이고 가스 앤 일렉트릭(21%) 등 다른 전력회사들의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산불 위험 관리와 더불어 늘어나는 전력 수요도 PG&E의 과제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PG&E는 늘어나는 설비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달 초 24억달러(약 3조4476억원) 규모의 주식 발행 계획도 발표했다.현재 PG&E는 40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수력발전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4.2기가와트 규모의 배터리 저장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400메가와트 규모의 가상발전소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바이든, 보조금 지급 정권 교체 전 막판 스퍼트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PG&E의 과제 해결을 위해 에너지부 대출프로그램실(LPO)을 통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2005년 설립된 LPO는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으로 대출 한도가 400억달러(약 57조원)에서 4000억달러(약 575조원)로 10배 증가했다.

LPO는 최근 포드자동차와 SK온의 배터리 합작법인에 96억달러(약 14조원)를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22조원에 달하는 이번 대출은 이를 한참 상회하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현 정부가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이유는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이러한 정책들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정권 교체 이전에 IRA 보조금의 80% 이상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PG&E에 대한 이번 대출은 아직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에너지부는 기술적, 법적, 재무적, 환경적 요건들을 모두 검토할 예정이다. 대출이 확정되면 수력발전 시설 개선, 변전소 확충, 송전망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며, 배터리 저장시설과 가상발전소 시스템도 강화된다.

에너지부는 "이번 투자로 PG&E가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전력망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전기요금 부담도 경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티 포프 PG&E CEO는 "이번 대출로 전력망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들의 전기요금 부담도 약 10억달러(약 1조4363억원)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 대출로 수천 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캘리포니아주의 중북부 지역의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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