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한 가운데, 주요국들은 미국 중심의 기존 질서를 넘어 새로운 글로벌 기후 협력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과 브라질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 무역·투자, 기후변화 등을 포괄하는 ‘5개년 행동계획(Five-year Action Plan)’을 채택했다. 양국은 향후 2년마다 정상 상호방문을 정례화하고, 외교·국방 고위급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과 브라질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배경에서 추진됐다.
미국은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재선언하고, 철강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재개했다. 미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국인 브라질과 여섯 번째 수출국인 일본 모두 직격탄을 맞으면서, 양국은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독자적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일본, 美 탈퇴에 공동 대응…‘5개년 기후 파트너십’ 채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행동 계획을 토대로 브라질과의 관계를 외교, 안보, 무역, 투자, 기후 변화 등 전 방위적으로 강화하겠다”며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분열과 대립이 심화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기 위해서는 브라질과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민주주의와 다자주의가 흔들리고,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곳곳에서 고조되는 현 시점이야 말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재활성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양국은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에너지 및 기후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브라질은 전력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으며, 일본은 '일본-브라질 녹색 파트너십 이니셔티브(GPI)'를 통해 ▲탈탄소화 ▲재난 복원력 강화 ▲아마존 불법 벌채 대응 및 지원 등 구체적인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불확실성 움직임 속에서도,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를 통해 새로운 외교·안보 협력 축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美 이탈 속 신흥국 연대 강화…녹색 기술 수출 확대
중국도 에너지 전환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전민 중국 기후특사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를 통해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로 유엔 기후협상에 큰 도전을 맞이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정치적 의지, 시장 메커니즘, 기술 발전이 함께 이끌고 있어 어느 한 국가가 이 흐름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달 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패키지를 계획했다고 발표했으며, 2030년 재생에너지 용량 목표인 1200GW를 지난 1월 1400GW로 초과달성하기도 했다.
중국 전임 기후특사 셰전화는 “최근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와 통화했으며, 미국 내 37개 주지사와 1000여 명의 시장들이 여전히 기후 행동에 헌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셰전화와 케리 특사는 수십 년간 협력해온 관계로 미중 갈등 국면에서도 기후 분야에서 소통을 이어온 바 있다.
최근 중국도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EU와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기술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비용 상승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반면 신흥 경제국들은 중국산 재생에너지 기술 도입에 개방적이며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인프라 전환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에서 중국은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등 중국의 녹색 기술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3일, 중국이 자국의 생태 복원 기술을 아프리카에 전수하며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 사례로는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이 2007년부터 주도해 온 ‘녹색 만리장성(Great Green Wall)’ 프로젝트가 있다.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사헬 지대(Sahel region, 사하라 사막 남쪽과 사바나 북쪽 사이) 1억 헥타르의 황폐지를 복원하고, 2억5000만 톤의 탄소를 격리하며, 10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은 고비사막 사막화 방지 경험을 바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외부 기술 및 자금 지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기후 리더십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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