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경제국들의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가 선진국을 앞지르고 있다. 신흥 경제국들은 풍부한 햇빛과 에너지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으며, 화석 연료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더욱 빠른 성장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에너지 컨설팅 업체 RMI 최근 보고서 'Powering Up the Global South'를 인용하며, 신흥 시장에서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의 성장세가 선진국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흥 경제국, 재생에너지 발전량 성장률 연평균 23%
보고서는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를 신흥 경제국(글로벌 사우스)으로 정의했다. 중국과 중동, 유라시아의 석유 지역은 이미 유럽보다 1인당 에너지 수요가 높기 때문에 다른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인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며, 인구 및 1차 에너지 수요의 거의 모든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RM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신흥 경제국들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연평균 23% 성장했으며, 이는 선진국의 11%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한, 멕시코, 브라질, 모로코 등 신흥 경제국의 17%는 이미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있어 선진국들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 중이다.
RMI는 아직 절대적인 측면에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더 늘리고 있지는 않지만, 재생에너지 기술의 급격한 비용 하락으로 인해 10년이 지나면 이러한 추세가 반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태양광과 배터리 기술의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브라질과 인도 등 중위 소득 국가에서도 경제성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본비용의 격차는 존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아공, 베트남,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100메가와트(MW)급 태양광 프로젝트의 가중평균 자본비용은 약 11%인 반면, 선진국에서는 5% 수준이다. 투자자가 계속해서 신흥 경제국의 위험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흥 경제국, 중국산 재생 가능 기술을 조달하는 데 개방적
신흥 경제국들의 재생에너지 성장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많은 신흥 경제국들은 적도에 가까워 일조량이 풍부하고, 화석 연료 인프라가 덜 발달되어 있어 전환 장벽이 낮다.
선진국이 미리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간 것도 주요했다. 선진국은 태양광과 배터리 설치 비용이 더 비쌌을 때, 선두 주자로 나서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또한, 신흥 경제국들은 중국산 재생에너지 기술 도입에 개방적이며, 이는 경제적 효율성 면에서 선진국 대비 우위를 갖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과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기술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비용 상승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RMI의 공동 저자인 비크람 싱(Vikram Singh)은 “신흥 경제국은 더 이상 선진국의 자금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며, "신흥 경제국에서의 재생에너지 투자는 강력한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와 같은 중국 기술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경쟁과 해당 부문의 추가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며, 중국이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글로벌 사우스에 공급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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