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규모 은행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관련 위험을 완화하는 조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은행들은 현금 보유율 증가, 오염 양에 상응하는 비용 부과, 자금 조달 능력 확대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잠재적 손실에 대비하는 방안을 재무제표를 통해 제공해야 한다.
미국 금융감시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기후 위험을 금융 규제 제도에 포함시키기 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실행하기 위함”이며 “향후 월스트리트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연준 감독관들은 은행이 제공하는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특정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대출 회계장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할 예정이다. 세부 분석 사항으로는 홍수, 가뭄, 산불과 같은 물리적 위험(physical risk)에 대한 은행 자산의 노출 테스트와 재생 에너지 대비 석유 및 가스 사업에 대한 대출 시행 방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노출 테스트가 시행될 것이며, 연준은 유럽 규제 기관들이 올해 실시한 기후 변화 ‘스트레스 테스트’를 미국 금융시장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연준 관계자들은 기후 변화가 수조 달러 규모의 은행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새로운 시나리오 분석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떻게, 언제 기후변화 테스트를 적용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연준은 “은행들의 기후변화 대응력을 분석하기 위한 매개 변수나 방법론을 별도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은행들이 내부 위험관리 훈련을 실시한 이후에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라엘 브레너드 연준 총재는 “기후 시나리오 테스트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로 질적 판단에 의존할 것이며 불확실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씨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은행들은 유럽 규제당국과 함께 기후변화의 시사점을 탐색해 왔다. 기후변화 위험을 규제 정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통합시킨 영국은행은 물가 안정 정책에 환경 지속가능성을 포함시켰다.
리스크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위협은 증가하는 반면 탄소중립 기술 및 데이터 투자 등으로 인해 수조 달러의 자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금융 시스템 자체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는 화석연료로 인해 소비하는 자산 손실 규모가 1조4조달러(약 1조33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자료를 인용했다.
연준은 최근 기후 관련 재정 위험 팀을 새롭게 구성했지만 일부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월가의 자본 계획을 좌우하는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서둘러 도입하고 재무제표에 기후 위험 방안을 추가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연준이 은행에 기후 변화를 리스크 관리 방안 중 하나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이와 함께 연준과 같은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를 어느 정도까지 감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美 금융당국들, '기후변화 대응' 최우선 과제로
- 첫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나왔다... 유럽중앙은행 공개
- 프랑스 금융권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나왔다... 광산, 석유 등 노출 적어 위험도는 '중간단계'
- 글로벌 금융당국, 기후변화 스트레스 진척 상황은?
- 기후변화로 인한 전세계 실향민 700만명, 보건비용 900억원으로 나타나
- 영란은행,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어떻게 진행했나
- 美 노동부, 모닝스타 “퇴직연금도 ESG리스크 고려해 관리”
- 미 전 재무부 차관 사라 블룸 라스킨, “미국의 녹색정책 위험한 곳으로 가고 있다”
- 美 연준, 6개 주요 은행에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시범 운영
- 은행家 뒤흔든 제롬 파월 연준의장 기후 발언
- 美 연준, 미 6대 은행에 기후위험 분석 요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