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전환 투자 더뎌..IEA 시나리오 목표에 한참 미달
- 지속가능금융 목표 부풀려...탈탄소화 목표와 균형 필요

유럽 20대 은행들이 탄소중립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탈탄소화보다 지속가능 금융 목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책임투자 비영리단체 셰어액션(ShareAction)은 5일(현지시각) 발표한 ‘전략격차에 주의: 분산된 기후 목표가 은행이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 보고서를 통해 유럽 은행 20곳의 탄소배출 감축 전략과 지속가능 금융 활성화 방안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은행들의 탈탄소화 노력이 제한적이고, 지속가능 금융 목표도 투명한 방법론 없이 수립돼 실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미지=셰어액션
이미지=셰어액션

 

에너지 전환 투자 더뎌..IEA 시나리오 목표에 한참 미달

셰어액션은 은행들이 에너지 전환을 말하지만, 재생에너지가 투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포트폴리오에서 배출량을 줄이는 탈탄소화 목표의 이행이 더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HSBC와 바클레이스, BNP파리바 등 18개 은행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하는 2030년까지 친환경 투자와 화석연료 투자의 비율인 10대1을 달성하기에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목표 달성를 달성할 수 있는 은행은 영국의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과 스웨덴의 노르디아 단 두 곳이었다. 

IEA의 넷제로 시나리오(NZE)는 2030년까지 친환경 투자가 화석연료 투자의 4배, 2031년부터 2040년까지 6배를 거쳐 2050년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셰어액션은 "IEA의 10대1 비율은 글로벌 평균이지만 유럽 은행은 48대1, 미국은 13대1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해당 은행들이 실제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한참 하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색 막대그래프로 표시된 부분이 2030년 화석연료와 친환경 투자 비율의 예측 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노르디아는 무려 44배 많은 친환경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측됐다./셰어액션
회색 막대그래프로 표시된 부분이 2030년 화석연료와 친환경 투자 비율의 예측 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노르디아는 무려 44배 많은 친환경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측됐다./셰어액션

 

지속가능금융 목표 부풀려...탈탄소화 목표와 균형 필요

셰어액션은 녹색경제 전환을 위한 지속가능 금융의 확대 노력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가능 투자가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상황이다. HSBC가 약속한 2030년까지 1조달러(1394조원)의 지속가능 투자 목표는 총자산의 1.8%에 불과했고, 바클레이스는 3.2%에 그쳤다.

탈탄소화 목표와 지속가능금융 목표간 일관성과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셰어액션은 이 두 가지 유형의 목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자금 조달이 탈탄소화를 추진하기 때문에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탈탄소화와 지속가능 금융 목표를 모두 설정한 18개 유럽 은행 중 17곳이 지속가능 금융에서는 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시키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에도 바클레이스와 HSBC 단 2곳만이 탈탄소화 목표에 자본시장 활성화를 반영했다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BBVA와 카이샤 연방은행, 코메르츠방크, 도이체방크, HSBC 5개 은행은 은행 업무와 자산관리를 모두 아우르는 지속가능 금융 목표를 세웠지만, 탈탄소화 목표에서는 이를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은 탈탄소화 목표이고 오른쪽은 지속가능금융 목표다. 막대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나타낸다. 대출(Lending), 자본시장(Capital markets), 자산운용(Asset management), 기타(Other)로 구성됐다./셰어액션
왼쪽은 탈탄소화 목표이고 오른쪽은 지속가능금융 목표다. 막대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나타낸다. 대출(Lending), 자본시장(Capital markets), 자산운용(Asset management), 기타(Other)로 구성됐다./셰어액션

셰어액션은 은행들이 탈탄소화 목표에는 실제 집행된 대출만 포함하고, 지속가능 금융 목표에는 미집행된 대출을 포함한 총액을 반영하는 등 일관성 없는 회계처리로 지속가능 금융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탄소화 목표의 63%가 실제 대출액만 포함한 반면, 지속가능 금융 목표의 76%는 미집행 금액까지 포함했다. 평가 대상 은행 중 ING만이 자금조달이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 분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셰어액션의 자비에 레린 수석 연구원은 "은행들이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인프라, 기술 지원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 투명하게 보여주는 야심 찬 목표 설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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