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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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펀드에 석유, 가스, 광업 관련 주식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흐름이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이 전환 금융을 허용하는 것과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SG 금융 규제가 전환 금융의 포함을 재검토하며, 석유, 가스, 광업 관련 주식을 추후 친환경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자산으로 간주하고 ESG 투자자들이 이를 보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2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전하며, ESG 산업이 화석 연료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미국 공화당의 지속적인 공격도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SG 펀드 51%, 적어도 한 개의 석유·가스 회사를 보유

골드만삭스는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에 따라 등록된 펀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SFDR은 ESG 특성을 반영하는 수준에 따라 펀드를 3가지로 구분한다. 제9조 펀드(다크 그린)는 지속가능한 목표 또는 효과가 매우 강력한 펀드, 제8조 펀드(라이트 그린)는 환경적 또는 사회적 목표를 촉진하는 펀드, 마지막 제6조 펀드는 투자에 지속가능성 요소를 전혀 포함하지 않는 펀드다.

골드만삭스는 제9조와 제8조 펀드 포트폴리오에 석유, 가스, 광업 주식 1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7조달러(약 9350조원) 이상의 자산을 커버하고 있는 제8조 펀드의 51%가 적어도 한 개의 석유·가스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밝혔다. 이는 1년 전의 47%에서 증가한 수치다. 금속·광업 산업 또한 1년 전보다 5% 이상 증가하여, 제8조 펀드의 46%, 제9조 펀드의 32%가 적어도 한 개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인 에반 타일렌다(Evan Tylenda)와 그레이스 첸(Grace Chen)은 ESG 펀드가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석유, 가스, 광업의 비중을 적게 두고 있지만, ESG 펀드에서 "석유·가스 주식이 약간 증가했으며, 금속·광업 회사를 보유하려는 의지가 더 커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SFDR 개편 진행 중…전환 금융 포함할 것으로 예상돼

SFDR은 현재 오랜 협의 과정을 거쳐 대대적인 개편이 진행 중이다. 개편된 SFDR에는 전환 금융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SG 펀드 운용사가 소유 자산의 ESG 개선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 ESG 측면에서 논란이 있었던 자산도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는 기후 전환 금융을 기후변화 전략 이행을 지원하는 자금조달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전환 금융 자금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여 저탄소 경제 전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탄소 다배출 섹터도 택소노미 기준을 충족하는 경제활동을 할 때 금융 지원을 해주는 것이 전환 금융이라고 할 수 있다.

전환이 SFDR에 포함되면, 기업들이 재원을 조달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지난 4월 에너지 전환에 매년 4조달러(약 5350조원) 필요하다고 전망한 전환 시나리오 보고서를 내고, 이와 관련된 투자 방침도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럽의 ESG 규제의 변화가 "지속가능성 전략으로서의 전환·개선 펀드 주류화의 계기가 되고, 전통적으로 ESG 펀드에서 제외된 기업으로의 자금 흐름을 촉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ESG 펀드는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통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 급상승과 미국 공화당 주도의 안티ESG,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에 제8조와 제9조 펀드는 총 170억달러(약 23조원)가 유출된 반면, 투자에 지속가능성 요소를 포함하지 않는 제6조 펀드는 680억달러(약 90조원)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월과 6월에는 제8조와 제9조 펀드에 소폭의 순유입이 보였다. 

한편, 지속가능성 채권형 펀드의 경우에는 1150억달러(약 154조원)가 유입됐다. 비지속가능성 채권형 펀드는 750억달러(약 100조원) 유입보다 150%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고금리 장기화라는 거시적 환경에서 채권 흐름이 강세를 유지했고 모든 카테고리에 거쳐 전반적으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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