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는 NZAM 떠나지만, 블랙록은 남는다고 선언, 일부는 블랙록 탓이라 말해
거대 자산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가 7일(현지시각),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지원하는 거대 자산운용사들의 모임인 넷제로 자산운용사(Net Zero Asset Managers, 이하 NZAM) 이니셔티브에서 탈퇴한다고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ESG투데이 등 복수의 외신이 전했다.
뱅가드는 세계 최대의 기후 금융 동맹에서 철수를 발표하는 성명서에서, 투자자들에게 기후 관련 위험을 포함한 물리적 위험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인덱스펀드의 역할을 투명하게 하고, 뱅가드가 투자자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독립적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탈퇴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을 포함한 뱅가드의 경쟁사는 탈퇴 반대 입장을 취했으며, NZAM 참여가 독립성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블랙록 대변인은 7일(현지시각), 블랙록은 NZAM에 남는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뉴튼(Newton)에 있는 어드바이저 인베스트먼츠(Adviser Investments)의 회장인 대니얼 위너(Daniel Wiener)는 뱅가드 탈퇴는 블랙록 CEO인 래리 핑크가 ESG 문제에 대한 강력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NZAM은 2020년 12월 9조달러(약 1경원)의 관리 자산(AUM)을 대표하는 자산운용사 그룹으로 출범해 빠르게 성장했다. 2022년 11월 현재 66조달러(약 8경원)의 관리 자산을 보유했고 회원사만 291개에 달한다. 출범 당시 목표는 2050년 또는 그 이전에 넷제로에 부합하는 투자를 지원하고, 실물 경제에서 배출량 감축을 우선시하는 것이었다.
NZAM의 창립 파트너 투자자 네트워크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아시아 투자자 그룹(AIGCC),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세레스(Ceres),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 그룹(IGCC), 기후변화에 대한 기관투자자 그룹(IIGCC), 책임 투자 원칙(PRI)이 참여했다.
이번에 탈퇴를 선언한 뱅가드는 2021년 3월 NZAM에 합류했다. 뱅가드는 7조달러(약 9244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뱅가드는 블랙록, 맥쿼리, 브룩필드와 함께 합류를 발표함으로써 당시 NZAM의 관리 자산을 세 배로 늘렸다.
NZAM 서명자는 탈탄소화 목표에 대해 고객과 협력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에 맞춰 관리할 자산 비율에 대한 임시 목표를 설정·검토하고,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추적하고, 배출량 달성의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등 일련의 약속에 동의했다.
뱅가드, NZAM 참여로 회사 관점에 대한 고객 혼란 초래해
뱅가드는 성명서를 통해, 주로 패시브 투자 펀드(회사 고객 자산의 80% 이상이 인덱스펀드를 통해 투자됨)의 자산관리자로 NZAM에 참여함으로써, 회사의 관점에 대한 고객 혼란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뱅가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인덱스펀드에 대한 넷제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고객을 헷갈리게 만들었다는 것이 탈퇴 이유였다.
뱅가드는 성명서에서 “NZAM 탈퇴가 투자자들이 기후변화가 장기 수익에 미칠 수 있는 위험을 탐색하도록 돕는 우리의 약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도록 설계된 상품을 포함하여 투자자가 건전한 투자 선택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상품을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뱅가드는 기후 위험을 해결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회사들과 계속 상호 작용할 것이며, 기후 위험 노력에 대해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뱅가드의 탈퇴 발표는 여러 금융 서비스 회사가 기후 행동 관련 이니셔티브 참여로 인해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왔다. NZAM은 넷제로에 초점을 맞춘 금융 부문 연합의 유엔(UN) 지원 우산(umbrella) 그룹인 GFANZ(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의 일부다. 여기에는 넷제로자산보유자연합(NZAOA), 넷제로은행연합(NZBA), 넷제로금융서비스연합(NZFSPA), 넷제로보험연합(NZIA), 넷제로투자컨설턴트이니셔티브(NZICI) 및 파리협정을 지키는 투자보유자(PAAO)가 포함된다.
GFANZ 회원사들이 정치적 압력 받으면서 탈퇴 조짐 보여
GFANZ 그룹에 참가하는 것은 최근 일부 기업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GFANZ 운영 위원회에 속해 있는 블랙록에게 미국 법무부 장관이 보낸 편지에서 주장한 여러 주장 중 하나는 이니셔티브에 대한 회사의 약속이 고객 자산을 수탁한 기업의 역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랙록은 미국 19개 주의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그러한 주장은 오해에 근거하며, 정치인들의 의제(agenda)가 투자자가 투자 기회를 추구하고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미국 텍사스주는 지난 8월 블랙록, 크레딧 스위스, UBS가 화석연료 회사들을 보이콧하는 것에 반발하여, 텍사스주가 보유한 금융회사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위협하며 10개 금융회사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국 텍사스주의 감사관 글렌 헤거(Glenn Hegar)는 넷제로 은행연합 또는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와 같은 기후에 초점을 맞춘 그룹에 대한 약속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금융기관을 선정했다.
미국 공화당의 정치인들은 ‘석유 반대’ 또는 ‘깨어난(woke)’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미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 주제에 대해 의회 청문회를 열 예정이며, 다수의 반ESG 법안이 곧 미 전역에서 도입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올해 초 두 개의 연금 회사와 한 명의 투자 컨설턴트가 GFANZ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가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가 “석탄을 포함한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도입한 후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와 일치했다.
일부 금융사, 넷제로 선언 관련해 법적 문제점 인식하기 시작
금융업계에 조언하는 변호사들은 법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정당하다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다국적 법률회사인 DLA 파이퍼(Piper)는 웹 사이트(https://www.dlapiper.com/en-us)에서 은행이나 자산운용사가 주어진 날짜까지 넷제로에 도달할 의도를 선언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임을 깨닫는다면, 연방 무역 위원회(US ITC)의 집행 조치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것은 상당한 조사 및 소송 비용, 막대한 금전적 벌금, 부정적인 평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가드의 탈퇴 선언에 대해서 NZAM 창립 파트너인 세레스(Ceres)의 세레스 투자자 네트워크 부사장인 커스틴 스노우 스팔딩(Kirsten Snow Spalding)은 뱅가드 탈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기업이 신탁 의무의 중요한 부분인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걸 막으려는 시도인 정치적 압력을 지적했다.
한편, GFANZ는 다양한 연합의 서명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후, 레이스 투 제로에 대한 약속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10월 발표했다. 전 영란은행 총재 마크 카니(Mark Carney)와 블룸버그 설립자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GFANZ는 가입에 서명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가 레이스 투 제로의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한다는 약속이었다.
2020년 시작된 레이스 투 제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도시, 지역 및 투자자의 리더십과 지원을 결집하기 위해 고안된 글로벌 캠페인으로, 유엔기후변협약(UNFCCC)의 관리 하에 설립되었다. 레이스 투 제로의 초기 요구사항에는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고 2030년 중간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서약, 목표 달성에 필요한 조치 설명, 목표에 대한 진행 상황 보고 약속이 포함되었다.
레이스 투 제로는 올 6월에 회원 기준을 강화했다. 참여한 후 12개월 이내에 전환 계획을 게시해야 한다는 요구사항과, 모든 배출량 범위에서 넷제로에 도달하겠다는 약속을 추가한 것이다. 모든 배출량 범위 요건에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 조달 및 포트폴리오 배출이 포함되었다.
엄격한 레이스 투 제로의 기준은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화석연료 회사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지자, GFANZ 회원의 능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요건이나 화석연료 관련 기준이 GFANZ 회원의 신탁 의무와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잠재적인 법적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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