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이하, BNEF)에 따르면, 이 4개국은 중국 외 지역의 태양광 패널 생산 용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기업인 룽지그린에너지와 트리나솔라, 징코솔라는 동남아시아에서의 패널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해외 미디어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각) 이를 미국이 중국에 이어 동남아산 태양광 패널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발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사진=트리나솔라 홈페이지

 

동남아 패널 생산량 일시적 반등…생산량 제한 들어간 중국업체

미국의 구매자들은 관세가 부과되기 전 저렴한 동남아산 태양광 패널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 분기에 수입량이 36% 급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룽지그린에너지는 베트남에서 5개 생산 라인을 멈췄다. 룽지그린에너지 대변인은 지난 6월 “무역 정책의 변화로 일부 공장의 생산 계획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생산량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트리나솔라도 생산량을 제한했으며, 징코솔라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폐쇄했다. 

시장 조사기관 우드 맥킨지의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 연구 책임자인 야나 흐리쉬코는 “중국 기업들은 태양광 셀 라인을 인도네시아와 라오스 혹은 중동으로 옮기는 분위기”라며 “일부 업체들은 이전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관세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책정될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가 동남아시아 생산량을 줄인 이유로는 미국의 양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덤핑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콩 비영리 연구기관인 힌리히 재단의 데보라 엘름스 무역 정책 책임자는 “(동남아산 패널에 대한) 관세는 내년 초에 부과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이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면 부과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름스는 “도널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국이 반덤핑 관세를 우회하지 못하도록 막는 노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아 공장, 모두 문 닫지 않아…대체 시장 찾는 중국

미국의 압박이 있지만, 중국이 동남아에서 모두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의 애널리스트 데니스 입은 “동남아시아의 모든 중국 공장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니며, 생산된 제품이 인도나 유럽, 기타 지역으로 수출될 수 있다”며 “노후된 공장의 일부는 문을 닫을 수 있지만, 신규 공장은 대체 시장만 찾으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룽지그린에너지는 거래소 공시를 통해 말레이시아 공장이 여전히 미국으로 태양광 셀을 수출하고 있으며, 인도와 캐나다를 포함한 다른 시장 수요가 동남아시아 공장을 유지하기에 충분하기에 이전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트리나솔라는 최근 성명에서 태국의 셀 공장은 정상 운영 중이며, 미국의 반덤핑 조사에 따라 동남아시아 시설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전했다. 징코솔라는 베트남 공장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만 밝혔다. 

 

IRA 지원 받는 중국기업…2025년 미국 패널 생산량 절반 차지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의 수입로를 막고 있는 동안, 중국 기업은 미국 내부로부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미디어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Energy LEADER)는 20일(현지시각) 중국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지원을 받고, 미국 내 태양광 패널 생산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미국 영토에서 생산되는 패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 진출한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는 태양광 패널의 부품인 셀, 웨이퍼, 폴리실리콘의 생산 보다는 완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환경에너지리더는 미국 태양광 패널의 제조 붐은 여전히 중국산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룽지그린에너지가 미국 인벤너지와 세운 합작 기업 일루미네이트는 오하이오주에서 5GW(기가와트) 규모의 패널 조립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은 1000명 이상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매년 900만 개의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지만 생산 공정의 핵심 요소인 태양 전지 제조와 폴리실리콘 정제는 여전히 중국에서 이뤄진다.

트리나솔라는 텍사스주에 5GW 규모의 태양광 패널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회사도 폴리실리콘의 일부를 유럽과 미국의 공급업체에서 조달하지만, 대부분을 동남아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은 저비용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컨볼트 에너지(Convalt Energy)는 뉴욕 북부의 10GW 태양광 공장을 가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장에서는 태양광 패널과 셀, 웨이퍼 등을 생산하려고 하는데, 글로벌 패널 가격이 생산 원가보다 50%나 낮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계획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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