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탄소 배출 전망이 불과 10년 사이 4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게이츠는 24일(현지시각) 자신의 링크드인 게시글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40년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전망치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는 자신의 글에서 "2014년에는 전 세계가 2040년까지 연간 50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발표된 수치는 290억 톤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술) 혁신이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10년 전 예상치보다 42%나 감소한 것이다.
그는 “순제로 목표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돌파구가 될 기술에 집중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에너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양광 발전 단가 2010년 이후 89% 하락, 풍력도 70% 하락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매년 각국의 실제 기술 도입 속도와 정책 변화를 반영해 전망치를 조정한다. ESG뉴스는 빌게이츠 관련 소식을 전하며, "이번에 탄소 배출량 전망 수치가 대폭 낮아진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나 에너지 수요 감소가 아니라,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된 청정에너지 기술에 있다"고 밝혔다. IEA가 과거 ‘현재 정책’ 시나리오로 세웠던 배출 전망은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청정 기술의 급격한 도입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매년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태양광 발전 단가는 약 89% 하락했고, 풍력 발전 단가도 약 70% 하락했다.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90% 이상 낮아졌다.
또한 LED 조명과 고효율 히트펌프 보급 확산, 산업 효율 개선 등은 '조용한 (에너지) 절약 혁신'으로 불리며,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폭을 크게 줄여왔다. 여기에 중국·인도·한국 등은 원자력 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교통·건물·산업 분야 전반에서 탈탄소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서가 아니라,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 대규모로 확산되며 만들어낸 구조적 변화”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전기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년 전 1%도 안 됐지만 올해는 약 18%에 도달했다.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는 2023년 기준 화석연료 투자의 두 배 이상이 됐다.
게이츠, "차세대 원전, 에너지 저장시설, 녹색수소, CCS, 지열" 등 강조
게이츠는 최근 COP30을 앞두고 기후 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하며, “에너지 전환 속도는 정책 입안자나 환경운동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남은 격차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 방법은 긴축이나 탈성장이 아닌 혁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차세대 첨단 원자력, 장주기 에너지 저장시설, 녹색 수소, 탄소 포집(CCS), 지열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주문했다.
다만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고 해도 2040년 예상 배출량 290억 톤은 넷제로(0Gt) 달성을 위해 필요한 수준과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 IEA는 “지금의 기술 확산 속도가 유지되더라도, 2030년까지 각국이 목표한 재생에너지 확대, 송전망 보강, 에너지 효율 개선 계획이 실제 이행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