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글로벌 주요 15개 패션 기업들의 향후 10년 지속 가능성 목표 성과를 측정했다/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
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글로벌 주요 15개 패션 기업들의 향후 10년 지속 가능성 목표 성과를 측정했다/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

 

글로벌 15개 대형 패션업체들이 파리 기후협약과 유엔 지속가능한 발전목표(UN SDGs)의 사회적∙환경적 목표 달성에 있어 크게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산업 연구물 발간지 ‘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The Business of Fashion)’은 글로벌 주요 15개 패션 기업들의 향후 10년 지속 가능성 목표 성과를 측정한 ‘BoF 지속가능성인덱스(Sustainability Index)’ 보고서를 발간했다. 케링(Kering), 아디다스, H&M 등 명품패션, 스포츠웨어 및 하이 스트리트 패션 등 3개 부문별 대표 5개 패션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측정∙공개했다. 

15개 기업의 성과 평가는 UN SDGs 및 파리 협약과 연계된 16개 목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목표와 관련된 338개의 세부 평가 메트릭스를 마련해 배출가스, 폐기물, 근로자 권리, 물, 자원 등 6개 부문에 대한 기업들의 환경 및 사회적 목표 성과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한 패션 기업들의 평균 종합 점수는 100점 만점에 36점을 기록했다. 패션 기업들의 전반적인 성과 점수는 낮은 반면 기업 간 성과 및 실천 행동의 격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은 최하위 성과 부문을 ‘폐기물’과 ‘노동자 권리’로 꼽았다. 

부문별 BoF 지속가능성 기업 점수/BoF
부문별 BoF 지속가능성 기업 점수/BoF

 

BoF는 “패션 회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소비자와 정부로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소 4%는 패션 산업계가 차지하고 있지만 패션 업계 거대 기업이거나 가장 자원이 풍부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약속을 잘 실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업은 프랑스 패션 명품 기업 케링(Kering)이 49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Under Armour)는 9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15개 패션기업들의 평균 점수는 36점으로 전반적으로 패션 기업들이 전 세계 지속가능성 목표를 잘 실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링과 나이키는 투명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으며 캘빈클라인의 모회사 PVH와 리바이스, 노스페이스, 팀버랜드, 반스 등을 보유한 패션 그룹 ‘VF 코프(Corp)’는 배출량 감축 노력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언더아머는 노동자 권리를 제외한 모든 순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이 부문에서 루이비통은 1점 낮았다. 유니클로 소유주인 패스트 리테일링, 헤르메스, 루이비통, 리치 몬드의 점수는 배출가스, 폐기물, 근로자 권리, 물질, 투명성 등 6개 부문에서 모두 평균 최하위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 대상 패션 기업들은 폐기물과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최하위 성과를 보였다. 

 

폐기물 부문

엘렌 맥아더 재단에 따르면 매년 약 400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매립지로 보내지거나 소각된다고 한다. 패스트 패션의 과잉 생산으로 전체 의류의 60%만이 판매되었으며, 코로나 이후 의류 재고는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BoF는 “모든 범주별 데이터가 난해하지만, 특히 폐기물은 공시나 목표 설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확인 가능한 정보가 눈에 띄게 부족했다”며 “거의 모든 기업이 폐기물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광범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목표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는 일관성이 없어 측정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자체 운영 외 폐기물 관련 데이터를 제공한 업체는 아디다스, 나이키, 퓨마 등이 유일했다. 포장용 플라스틱에 대한 정보는 대체로 사례 중심적이었으며, 평가 대상 기업 중 5분의 1만이 B2B 관점에서 폐기물 문제 해결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분기별로 재고 수준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은 절반이 넘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기업들의 재무 실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초과 재고 관리에 대한 정보는 4곳에 불과했다. 폐기물 솔루션 마저도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재고 의류제품 재판매 등 적극적인 솔루션을 제안한 기업은 6개에 그쳤다. 전체 3분의 2는 중고 의류를 수거할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수집 물량이나 수집 후 처리과정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다.

 

노동자 인권 부문

기업들은 수년 동안 의류 노동자들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으며, 생활임금과 구매관행에 대한 두 가지 목표는 전체 지수에서 최하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 중 8개사는 노동 인권을 모니터링하려는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노동 인권 개선을 하는 기업은 5분의 1에 불과했다. 패션 기업들은 실질적인 노동 인권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주로 자발적인 정책과 민간 감사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BoF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책임 있는 구매 관행에 대한 약속을 나타냈지만, 인권 개선에 대한 약속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인디텍스(Inditex), 미국 의류기업 PVH와 H&M그룹만이 근로자와 가족에 대한 생활임금 공약을 제시했지만 공급망 내 이미 생활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패션 기업들이 제시한 사회∙환경적 목표 성과는 전반적으로 자체 보고에 그쳤으며, 데이터는 검증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기업들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목표에 대한 정보 투명성과 공시를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결론지었다.

케링 지속 가능성 책임자인 마리에 클레어 다뷰(Marie-Claire Daveu)는 “패션기업들의 지속가능성은 ‘끝나지 않는 긴 여정’이며, 향후 10년 동안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필요한 기회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2025-2050년까지 공급망 전체에서 기후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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