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의 주요 주범자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패스트 패션기업들이 순환 패션 파트너십을 맺고, 폐기 의류를 재활용하고 더나아가 재활용 시장을 활성화시켜 개발도상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 Global Fashion Agenda
환경오염의 주요 주범자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패스트 패션기업들이 순환 패션 파트너십을 맺고, 폐기 의류를 재활용하고 더나아가 재활용 시장을 활성화시켜 개발도상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 Global Fashion Agenda

H&M,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를 포함한 30개 이상의 글로벌 패스트 패션기업이 '순환 패션 파트너십(Circular Fashion Partnership, CFP)' 참여를 공식화하고 의류 생산의 폐기물 축소 및 순환 시스템으로 전환해 친환경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란 최신 트렌드를 즉시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신속하게 유통시키는 의류를 가리키는 단어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을 재빨리 반영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패스트 패션은 젊은이들을 사이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옷이 곧 아이덴티티(identity)인 시대 속에서 트렌디한 옷을 부담 없이 향유할 수 있게 해주는 패스트 패션은 급속도로 시장 규모가 성장해왔다.

하지만 한편으로 패스트 패션 사업의 급성장은 환경 부담을 가중시켰다. 

패스트 패션의 경우, 옷값을 낮추기 위해 쉽게 분해되지 않는 아크릴, 나일론 등의 합성섬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섬유에서 빠져나오는 화학물질은 토양, 지하수 등의 자연환경을 오염시킨다. 대량으로 쉽게 생산되고 빠르게 폐기되기를 '반복'하는 패스트 패션은 생태계의 주요한 오염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러한 지적 가운데 글로벌 대표 패스트 패션기업들은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등 환경부담을 줄이는 순환 시스템을 도입해나가겠다는 뜻에서 CFP를 맺었다. CFP는 2016년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산업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시작된 리더십 포럼인 글로벌 패션어젠다(Global Fashion Agenda)에서 제안된 파트너십으로, 유엔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12번 목표인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토대로 순환경제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었다.

패스트 패션업계의 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 CFP에는 패션브랜드 뿐 아니라 섬유 및 의류 제조업체, 리사이클업체 등도 참여시켜 업체 간에 원활한 순환 작업과 더불어 상업적 협업을 촉진할 수 있도록 했다. CFP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 또는 버려지는 재고를 파악하여, 리사이클업체를 통해 새로운 패션 제품으로 전환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에 의해 재택근무가 증가하고 사람간의 교류가 감소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높은 재고 누적에 직면한 패션업계는 CFP를 통해 폐기가 아닌 선순환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CFP의 계획은 먼저 방글라데시에서 실현된다. 방글라데시 봉제업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출을 기록할 만큼, 전 세계 패션업계 생산의 중심에 서 있다. 대부분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방글라데시 봉제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의류 폐기물도 상당하다. 하지만 기술력과 경제력이 약한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폐기물이 재활용되거나 재사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문에 CFP는 먼저 방글라데시에 초점을 맞춰 파트너십에 참여하는 업체들과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관련 시장을 촉진시켜 지역사회를 넘어 방글라데시 전체의 경제적 이익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방글라데시 의류제조수출협회(BGMEA, Bangladesh Garment Manufacturers and Exporters Association)도 CFP에 참여한다. 

방글라데시에 적용한 순환 시스템과 재활용 비즈니스 모델 결과는 2021년 말 '방글라데시 순환 플레이북(Circularity Playbook for Bangladesh)'라는 이름의 보고서로 공유될 예정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CFP는 봉제업이 발달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도 파트너십에 기반한 의류 순환 시스템을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다.

미란 알리(Miran Ali) BGMEA 이사는 "패션 산업은 전통적으로 '자원채취(Take)-대량생산(Make)-폐기(Dispose)'의 선형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왔지만 더이상 이 모델을 유지시킬 수 없는 시점에 오게 되었다"며 "CFP가 선순환이라는 여정을 시작하기에 좋은 플랫폼이라고 믿고 있다"고 파트너십 참여 소감을 밝혔다. 더 나아가 그녀는 "대부분의 방글라데시 공장들은 동일 품목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표준화된 의류 폐기물이 발생되어 효율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방글라데시가 패션 선순환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CFP와 파트너십에 참여한 기업 리스트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글로벌 패션어젠다' 홈페이지(https://www.globalfashionagenda.com/circular-fashion-partnership/)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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