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레볼루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패션 브랜드의 투명성 정도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패션 투명성 지수
패션 레볼루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패션 브랜드의 투명성 정도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패션 투명성 지수

 

영국 비영리단체 패션 레볼루션(Fashion Revolution)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패션 투명도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패션 브랜드의 투명성 정도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레볼루션은 패션 산업의 투명성과 윤리를 증진시키는 환경 운동 비영리단체로, 전 세계 패션 산업의 대기업 및 소기업 250개를 선정해 기업의 인권, 환경 정책, 관행, 공급망의 환경 영향력과 탄소배출 공시를 분석 평가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패션 그룹 기업들의 공시 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OVS는 투명성 기준에서 2020년에 비해 공시 비율이 44% 늘어난 78%로 1위를 차지했으며, 팀버랜드, 노스페이스가 69%로 2위를 차지했다.

스웨덴 패션기업 H&M, 독일 패스트패션 C&A가 66%로 그 뒤를 이었다. 55% 이상의 점수를 받은 브랜드로 베네통의 유나이티드 컬러스, 토미 힐피거, 캘빈 클라인, 반 휴젠, 구찌, 파타고니아 등이 있다.

전반적인 공급망 공시 비율은 증가했던 반면 세부적인 환경 혹은 사회적 영향력 공시는 낮았다. 1차 공급망이나 방적소, 염색소, 세탁소 등 가공시설 내 탄소 배출을 공시한 비율은 26%, 원자재와 관련된 배출의 경우는 17%에 그쳤다.

패션 레볼루션은 보고서를 통해 “평가 대상 브랜드 중 다수 업체들이 유엔 패션 헌장이나 순제로 산업 연합에 가입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의 수치”라며 “영국이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의류를 소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10개 기업 중 영국 브랜드나 소매업체는 단 한 곳도 없어 투명성 면에서 유럽 브랜드들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아디다스와 리복의 점수는 전년대비 15%, 막스앤스펜서는 12% 하락하는 등 일부 대형 브랜드의 순위도 떨어져 패션 대기업들은 최고 수준의 환경 및 사회적 기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션 기업들은 전반적인 노력 수준을 넘어 공급망 탄소배출 공시를 더 높여야 할 것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구매 관행, 생활 임금, 과잉 생산, 물 사용, 공급망의 탄소 배출 등 사회∙환경 이슈 공시 측면에서 진전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제로 실현을 위한 핵심 산업

사회 및 환경 이슈별 공시 비율/패션 투명성 지수

 

과거에 비해 패션 기업들의 노력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하면 순제로를 위한 기여도와 공시 노력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패션 산업은 평균적인 기업 공급망 배출에 비해 5.5배 더 많으며, 수질오염 대책, 의류 재활용품 사용, 중고품 재활용 등 세부적으로 공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합성물 감축 공시는 20% 미만으로 가장 낮은 수치에 그쳤다.

특히 코로나 이후 온라인 주문이 급증했고 패션 업체들은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체불임금, 고용불안 등 악조건 속에서도 근무를 해야했다. 열악한 근로 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은 이익을 추구했지만 96% 이상이 근로자에 대한 생계급여 지원 여부나 지원 계획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패션 레볼루션은 전 세계 국가가 순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 영향력이 가장 큰 패션 산업들이 의무적으로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에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가 입법이나 제도로 주요 브랜드의 투명성 수준을 향상시켰지만 진정으로 영향력 있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감시, 보고에 대한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넘어 직간접적인 제재나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영국 정책은 패스트 패션의 환경 노력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높였지만 공급망이나 환경 성과 공시와 같은 특정 명령은 포함하지 않는다. 패션 및 섬유 산업의 생산자 책임 확장(EPR) 제도나 폐기물 방지 프로그램 및 예산 등 정책적인 관점에서도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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