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Getty Images)가 영국 고등법원에서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회사 스태빌리티AI(Stability AI)를 상대로 제기한 대표 소송에서 핵심 저작권 주장은 기각되고, 상표권 침해만 일부 인정됐다.

로이터는 4일(현지시각) 이번 판결이 AI 학습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 법리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향후 유사 소송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홈페이지(소개 영상)
게티이미지는 홈페이지를 통해 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홈페이지(소개 영상)

 

주요 저작권 주장 대부분 철회…법적 파장은 제한적

시애틀에 본사를 둔 게티이미지는 런던 고등법원에서 스태빌리티AI가 자사 사진을 무단으로 학습 데이터에 사용해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모델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게티이미지의 사진이 사실상 복제·변형돼 출력된다는 것이 핵심 논리였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게티이미지는 이 같은 저작권 침해 주장을 대부분 철회했다. 스테이블 디퓨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서버 환경에서, 어떤 원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했는지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 변호사들은 "AI 학습 단계에서의 저작권 적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 사례"라며, 향후 유사 소송에서도 법적 선례로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표권 침해만 일부 인정…AI 모델 법적 지위 논란 남아

상표권 및 2차 저작권 침해에 관한 게티이미지의 주장은 판결 전까지 유지됐으나, 재판부는 핵심 저작권 침해 주장을 기각했다. 조안나 스미스 판사는 "게티이미지의 상표권 침해 주장은 일부 받아들여졌으나, 그 효력은 과거 사례에 한정되고 적용 범위도 극히 제한적"이라고 판시했다.

법원이 핵심 저작권 침해 주장은 기각하고 상표권 침해만 제한적으로 인정했지만, 게티이미지는 "이번 판결이 스테이블 디퓨전의 AI 생성물이 자사 상표를 침해한 사실을 확인해줬다"며 "AI 모델 같은 무형 시스템도 저작권 침해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같은 논리를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스태빌리티AI 상대 소송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델라웨어 법원 소송은 이번 영국 재판과 별개로, 게티이미지가 스태빌리티AI의 미국 내 모델 개발 과정에서도 자사 이미지가 무단 사용됐다며 제기한 건이다.

두 소송은 각각 다른 관할권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침해 입증 기준과 'AI 모델 자체가 법적 책임 주체가 될 수 있는가'라는 논점에서 향후 상호 참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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