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여성’, ‘친환경’, ‘사회적 가치 창출’ 강조
지속가능보고서 공개 시즌이 돌아왔다. 많은 기업들이 직전 년도 당사의 경제·환경·사회 가치 창출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보고서를 매년 2/4분기 무렵 공개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공개되고 있는 지속가능보고서에 어떤 이슈와 트렌드가 강조되었는지 들여다봤다.
삼성전자
‘여성 간부 비율’ 10년새 약 2배 증가
2019년 성과를 담은 삼성전자의 지속가능보고서에는 ‘여성’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너저급 이상 전체 여성 간부 비율이 2009년 7.49%에서 2019년 14.67%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성의 진입장벽이 높았던 개발직군에서도 여성 간부가 2009년 6.13%에서 2019년 11.36%로 10년간 2배 증가했다. 임원급에서도 여성비율이 2009년 0.76%에서 2019년 6.53%로 9배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삼성그룹 창립 최초로 여성 사장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에 ‘여성’이 보다 더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젠더(Gender)’ 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경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이 여성 등기이사를 1명 이상 의무 선임해야하는 ‘자본시장법’이 지난 1월 통과돼, 2년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 본격 시행된다. 여성가족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30.6%로 45개였다. 국내외적으로 젠더 이슈가 강조되는 것을 넘어 성평등 보장이 법적으로 의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다국적 기업이 여성 인력 확충과 여성의 의사결정 과정 참여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
사회적 가치 9093억 창출
지난해부터 지속가능보고서 ‘해피니스 위드 에스케이(Happiness with SK)’에 사회적가치 창출 측정 결과를 공개해 온 SK는 작년 한해 총 9093억원에 달하는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관리하는 ‘Double Bottom Line(DBL)’를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는 SK는 2019년 한해 동안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3가지 영역에서 각각 8194억원, 817억원, 82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SK는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IT 자원을 절감하고 AI(인공지능) 기반의 부동산 권리 분석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권리 보호를 향상시킴에 따라,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2018년 559억원에서 2019년 817억원으로 약 46% 증가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SK의 사회 성과 창출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SK는 향후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에 기반한 사회성과 창출 체계를 수립하고 실행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CJ제일제당, 포스코
눈에 띄는 친환경 성과
CJ제일제당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Nature to Nature(자연에서 자연으로)’에서 친환경 성과와 공유가치 창출을 보다 강조했다. 친환경이 강조된 CJ의 지속가능보고서에는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지난 1년간 달성한 환경 성과가 소개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CJ는 고객 건강과 안전을 위한 노력으로 친환경 원재료 60만톤을 구매했으며, 친환경 패키징 사용으로 CO2 978톤 감축, 바이오 생산기지 11개 구축 등의 환경적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CJ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제로 플라스틱이 강조됨에 따라 햇반을 비롯한 생산제품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약 551톤의 플라스틱 원료를 절감했다고 언급했으며, 자원 순환 활동을 통해 약 722톤의 폐기물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또한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보고서인 ‘기업시민보고서’를 통해 환경 성과를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9년 한 해 동안 친환경 투자에 총 4613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2018년 1511억원보다 205.3% 증가한 것이다. 특히, 포스코는 대기 분야에 3619억원을 투자했으며, 수질과 부산물 부문에는 각각 397억원, 597억원을 투자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2018년 취임하자마자 '위드 포스코(With POSCO, 더불어 함꼐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선포하고, 실천 전략으로 ▲Business(사업) ▲Society(사회) ▲People(사람)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환경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 지표 가운데 폐기물 재활용률은 97.7%에 달했고, 폐수 재활용량도 50.9㎥로 2년새 8.5% 가량 증가했다.
하나금융
사회적 책임과 녹색금융 강조
올해로 13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하나금융의 보고서에는 '사회적 책임 활동'과 '녹색금융' 성과가 눈에 띈다. 먼저, 하나금융은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공헌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저출산 대응과 여성인력의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전국 100개의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애인 보육시설 및 인재양성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하나금융 내부 지표 개선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의 여성임직원 수는 2017년 176명에서 2019명250명으로 약 42.05% 증가했으며, 장애인 임직원 수도 2018년 대비 34.09% 증가했다.
또한 금융계에 ESG가 보다 강조됨에 따라, 녹색금융 확대에 대한 노력도 보고서에 나타났다. 먼저, 하나금융은 미국 오리건 주 소재 풍력발전소에 8500만달러(1023억원) 규모의 메자닌 대출 투자를 진행했으며, 스페인 무르시아 소재의 태양광 발전소의 지분 인수에도 참여했다. 또한, 태양광 발전사업 PF(Project Financing) 신규 취급액은 72억4000만원으로 집계되었으며, 풍력발전사업 PF 취급액은 112억3000만원에 달했다. 더 나아가, 개인 고객들의 녹색금융 접근도를 높이기위해 하나은행은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는 '도전365적금'을 개설해 478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했으며, 하나캐피탈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을 위한 할부금융상품을 제공 중이다.
이밖에도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을 고려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미래세대를 위한 순환 경제를 당사 지속가능보고서에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