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가 상장사들에게 2022년부터 ESG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 상장사들은 내년부터 탄소 배출량, 물 사용량, 폐기물 관리, 작업장 부상 및 성별 다양성 등 ESG 성과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대만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함으로써 기업은 환경 및 사회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투자자를 위한 ESG 데이터의 가용성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해 12월 대만 금융위원회는 국내 자본 시장을 강화하고 ESG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5가지 핵심 개발 전략에 초점을 맞춘 '3개년 자본 시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ESG 채권 시장 구축, ESG 내부 위험 관리 및 ESG 공시 품질 개선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FSC 이니셔티브에 따라 대만 증권거래소를 감독하는 대만 중앙예탁기관(Taiwan Depository & Clearing Corporation)은 투자 기업의 거버넌스 정보를 제공하는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의 대리(위임) 투표서비스 및 서스테애널리티스(Sustainalytics), ISS 및 FTSE의 ESG 등급 및 논평을 무료로 제공하는 'ESG 대시보드'를 출시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 규제기관들은 플랫폼 및 이니셔티브에 따라 상장사가 ESG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장했지만, 실제 이를 공개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차이리링(Tsai Li-ling) 부국장은 "금융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ESG 성과를 실제 공시한 상장사는 매우 극소수였다"며 "이에 모든 상장 기업들이 ESG를 의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만 금감위는 내년부터 모든 상장사가 ESG 자료를 공시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상장사 연차보고서의 부록 형식을 개정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연례 주주총회 7일 전에 ESG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야 한다.
개정된 보고 형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고서 내용에 물, 폐기물 관리, 인적 자본 등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투자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노동 안전, 성 평등, 작업장 사고, 부상 건수, 전체 직원 및 경영진 내 여성 직원 비율 등을 공개해야 한다. 특히 탄소 배출, 물 사용량 및 폐기물 관리는 의무 공시 사항이다.
이번 공시 의무는 오는 7월에 규정될 예정인 새로운 '반(反) 그린워싱 ESG 정보 공개' 법안에 앞선 것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ESG 의무 공시를 통해 기업별 ESG 데이터를 비교하고 ESG 리스크에 따라 대응할 수 있으며, 기업들도 기후 변화 등 환경 및 사회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 금융위는 ESG 테마 펀드에 대한 정보공시 요건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SG 자산에 최소 60%를 할당하고 ESG가 펀드 투자 프로세스에 어떻게 포함되는지 보고하도록 규정함으로써 ESG 신규 펀드에 대한 공개 및 노출 요구사항을 강화할 예정이다.
FSC 데이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만에 출시된 ESG 펀드는 23억 9천만 달러(2조 7126억 5000만 원) 규모에 달하지만 일부 증권투자신탁회사들이 포트폴리오나 투자전략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펀드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규정은 홍콩 규제당국이 정한 ESG 펀드 공시 규정을 참고해 오는 7월 말까지 발표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