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은 코로나19 여파로 직ㆍ간접적인 피해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길 원하지만 재정적 부담 등의 장벽으로 적절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EF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중소기업의 코로나19와 기술 채택: 그 영향과 전망(COVID-19 and Technology Adoption in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The Impact and the Way Forward)”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등 6개국 14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2월부터 8월 사이 설문 및 인터뷰를 실시해 분석됐다.
분석에 앞서, WEF는 중소기업(SMEs)은 전 세계 기업의 90%를 차지하며, 10개의 일자리 중 7개가 중소기업에서 나오는 만큼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서 있지만 4차 산업혁명 물결과 코로나19 가운데 존폐 위기에 직면할 만큼 위태로운 상태라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대부분이 코로나19 가운데 원격 근무로 전환됨에 따라 IT 인프라 활용 수요가 높아졌지만, 여러 제약으로 인프라에 접근하지 못해 40%가 경영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근로 시간 단축 및 정리해고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97%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여러 IT 기술 도입을 가속화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23%만이 기술 도입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도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 등의 디지털 기술 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그 필요성과 수요가 촉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코로나19 가운데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분야로 작업 최적화(19%)와 근로자 안전과 보안(19%)을 가장 높게 꼽았다. 또 응답자의 18%는 품질관리, 17%는 데이터 접근성, 16%는 근로자 교육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 투자 계획에 있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29%는 IIoT(산업 사물인터넷)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투자계획은 없다고 답한 반면, 중소기업 응답율은 38%에 달했다. 또 대기업의 6% 가량이 향후 5년내에 IIoT 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했지만, 중소기업은 2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중소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지 못하는 원인도 조사했다. 중소기업은 가장 큰 장벽으로 재정 부족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숙련된 직원이 없다는 것을 꼽았다. 그 밖에 공공기반시설 부족과 기술의 낮은 가용성, 임원진의 부적절한 지원 등이 장벽으로 제시됐다.
WEF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가운데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고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책입안자 인식 개선 ▲전문 인력 확대 및 기술 향상 지원 ▲금융 지원 ▲협업 환경 구축 등을 제언했다.
먼저 WEF는 자금 및 인력 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이 디지털 기술에 시의적절하게 접근하기 위해선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디지털 기술 사용에 따른 잠재력과 선례를 정책입안자에게 제시해 정책적으로 디지털 기술 도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가 관련 교육을 강화해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학교에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WEF는 STEM교육 확대가 중소기업의 디지털 기술 도입 촉진에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캐나다 정부는 중소기업 대상으로 매년 3000개의 STEM 인턴십 보조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STEM과 전자기술, 자동화, 기계공학을 필수 과정으로 선정해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이 디지털 기술 도입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재정 부족을 꼽은 만큼, WEF는 중소기업이 원활하게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리스크를 경감해주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례로 독일 정부는 직원 수가 100명 미만인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앞당기기 위해 ‘Go Digital’라는 이름의 혁신 바우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컨설팅 기업으로부터 디지털화를 위한 전문 지식과 인력 양성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필요 자금도 지원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경제에너지부(Federal Ministry for Economy and Energy of Germany)가 담당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으로 총 480만 유로(64억원)가 중소기업 디지털화 개발 컨설팅 자금으로 사용되었다.
보고서 전문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3.weforum.org/docs/WEF_COVID19_and_Technology_Adoption_in_Small_and_Medium_Sized_Enterprises_2021.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