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용 결제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인 볼트(Bolt)가 주4일 근무를 영구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앞서, 볼트는 직원들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근무하고 금요일부터 쉬는 주4일제를 2021년 9월부터 3개월간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그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시범 운영 후 설문에 참여한 직원 86%는 주4일제가 시간의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답했으며, 94%가 도입을 희망했다. 뿐만 아니라 주4일제 시범운영 과정에서 280명의 직원을 추가 고용해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고객서비스 부서는 직원 수가 18% 증가했고, 리스크 관리 부서는 50% 증가했다. 이러한 긍정적 결과에 볼트는 2022년 1월 1일부터 주4일제를 공식화하기로 한 것이다.
볼트 설립자이자 CEO인 라이언 브레슬로(Ryan Breslow)는 '우리가 직면해야 할 경영상의 가장 큰 장애물은 직원들의 번아웃'이기 때문에 주4일제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주4일제가 회의에 참석하는 시간을 최소화시키고 동료들과의 협업을 증가시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좀 더 휴식을 갖게 되면, 업무의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들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원들 스스로가 창업자라고 생각하는 내부 문화 영향 아래, 직원들은 하루 더 길어진 휴일을 자기개발을 위해 시간을 쓰거나 콘퍼런스에 참여하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서구권을 중심으로 주4일 근무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성공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는 유럽 최초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노동 인구의 1%를 대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주4일 근무를 시범화 했다. 임금은 동일하게 받되 주4일만 근무하도록 한 것이다.
아이슬란드 지속가능민주연합(ALDA)와 싱크탱크인 오토노미는 시범화에 대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참가자의 80%가 실험 종료 후 근무 시간이 더 짧은 기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주4일제가 원활한 소통과 소속감을 감소'시켰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오늘날 경제 구조 하에서 바람직하며 실행 가능한 정책이 되어야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뉴욕타임스도 “아이슬란드 실험은 엄청나게 성공적이었다”며 “실험에 참여한 근로자는 기존 성과와 생산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았고 직장에서 보다 나은 협업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5월 미국의 친환경 아동복 스타트업인 프라이머리(Primary)도 주4일 근무를 도입해 “동일한 임금으로 주4일제를 도입했지만 회사 운영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델솔(DELSOL)도 지난해 주 4일 근무를 도입했는데, 결근율이 기존보다 28% 감소했고 매출도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게다가 주4일제 도입 이후 퇴사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국내에도 주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등장하고 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은 지난 1일부터 주 4일제를 부서별로 시범 운영하고 하반기부터 전사적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휴넷의 주 4일제는 직원들이 일주일 중 하루를 자유롭게 선택해 쉬는 형태로 시행된다. 휴넷은 “지난 2년동안 주 4.5일제 및 재택근무를 시행했음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직원행복을 최우선에 둔 방침이 업무 몰입도를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로 나타났다”고 주4일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4월부터 기존의 ‘월 1회 놀금(노는 금요일)’ 제도를 격주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놀금 제도가 직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업무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격주로 확대한 것이다. 이 밖에도 교육서비스업체 에듀윌, 의류기업 그리티,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등 다수의 기업이 단축근무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한편으로, 생산성 감소와 소속감 결여 등의 이유로 주4일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는 주4일제 단점으로 직원들의 소속감과 근로 안정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 연구원은 "근무 시간이 감소할수록 기업과 팀, 관리자와의 단절감을 느끼는 직원이 늘어난다"며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력 유출에 민감한 기업이라면 우려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