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운송, 포장 등 사업 확대 과정에서 탄소 배출 증가
환경공시 비중은 높지만, 2040 제로 탄소 달성을 위해 구체적 노력 필요

아마존은 시애틀 NHL 팀과 WNBA 시애틀 경기장의 새로운 이름을 '기후변화의 장(Climate Pledge Arena)'으로 지었다. 2019년 기후변화 서약을 대외적으로 발표하기 위함이다. /아마존

 

아마존은 2019년 기후변화 서약을 통해 2040년까지 사업 운영 전반에 탄소 배출량을 제로(0)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후변화 펀드, 친환경 기술 투자 등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기업의 금융 데이터 분석플랫폼인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아마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총 5117만 메트릭톤으로, 2018년 4440만 톤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이에 대한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로 매장 운영, 전기 구입, 제3자 운송, 포장, 배송 등 에너지 소비가 큰 사업 운영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물류기업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 뿐 아니라 북미와 영국에서 500개 이상의 홀푸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Inc.)는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탈탄소화하기 위한 여러 대규모 솔루션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마존 대변인은 "탄소 감축에 대한 투자가 탄소 발자국 감축에 완전히 반영되려면 몇 년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현 탄소배출량을 감안하면 2040년까지 기후 공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장기 기후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앞으로도  탄소 발자국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아마존 등 기업 주주 모임인 애즈유 소우(As You Sow)의 에너지 프로그램 매니저 릴라 홀츠먼(Lila Holzman)은 "아마존은 투자자들이 요구해온 방식을 듣고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파리협정 목표를 10년 일찍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2020년 7월 13일 기준 아마존은 환경 투명성 점수는 100점 중 72점으로, 환경 투명성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트루코스트

 

한편 2018년 ESG 관련 리스크 측정 기업 트루코스트(Trucost)에 따르면, 아마존의 환경 공시는 동종 기업보다 앞서고 있다. 트루코스트는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일원으로 미국 기업들이 환경 및 기후 변화 리스크에 대한 공시 비율을 발표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JD닷컴, 알리바바, 부킹스 닷컴 등 동종 기업에 비해 아마존의 공시 비율은 72%로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부킹스 닷컴(8%)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공시 비율은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는 공시비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2018년 ESG 보고서에서 "냉각 및 물효율 시스템으로 전환해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포장재를 친환경 또는 생분해성 대체재로 교체하는 등 환경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루코스트 데이터 전략 및 운영 책임자 제임스 살로(James Salo)는 "아마존은 탄소배출의 성과는 미미했지만 환경 정보 공개에 있어 타 온라인 소매업체에 비해 앞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환경 전문가들과 기후 투자 단체들은 아마존의 환경 투명성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환경 영향력 성과를 공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애즈 유 소우의 홀츠먼은 아마존이 제3자 판매기업과 자사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스코프 3(Scope)' 배출물을 상세히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그린 센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레인저(Ranger)는 "아마존이 탄소 무배출을 궁극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조치를 공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대변인은 "향후 우리 사업이 기후에 미치는 총체적 영향을 측정 및 보고할 것"이며 "환경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활동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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