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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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이 끊긴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나라가 독일이다. 최근 독일의 총리와 부총리가 전력 정책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먼저, 부총리인 로베르트 하벡(Robert Habeck)이 독일은 에너지 가격이 저렴한 지역으로 기업들이 이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세 특별 관세에 대한 제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이를 EU이니셔티브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유랙티브가 5일(현지시각) 전했다. 하벡 부총리는 5일 국가가 지원하는 산업용 전력 관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산업은 재생에너지에서 전기를 싸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의 숄츠 총리는 하벡 부총리의 제안서가 공개된 다음날인 6일(현지시각)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로이터에 의하면, 보조금보다는 재생가능한 전력 생산을 늘리는 것이 에너지에 굶주린 독일 산업의 전기 가격을 낮추는 열쇠라고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가 말했다. 

 

부총리, 전기료 하락할 때까지 장기간 보조금 지급하자고 제안

독일의 에너지 집약적 산업은 에너지 소비의 76%, 부가 가치의 21%, 일자리의 15%를 차지하고 있는데, 가스 가격이 급등했을 때 전기 가격도 상승했다. 2022년에는 2020년부터 가격이 5배로 치솟았다. 올해도 전력 가격은 2020년의 3배 수준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하벡 부총리는 저비용 재생 에너지를 위해  ▲차액계약(CFD), 최소 수익을 보장하는 이익 상한선과 ▲전력구매계약(PPA), 다년 할인(offtake) 보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차액계약(CFD)은 금융 파생상품 거래에서 거래 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이고, PPA(전력구매계약)의 다년 보증은 공장이나 시설을 건설하기 전에 협상하여 향후 생산을 위한 시장과 수익 흐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벡 부총리는 "독일이 장기 전력 계약과 관련된 위험의 상당 부분을 가정했을 때 2030년부터 전력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벡 부총리는 2030년까지 고비용 전력을 계속 써야 하는 산업계를 위해 에너지 집약 산업과 배터리와 전해질 등 청정기술 산업분야 등에 특별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전기 도매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를 경우 이를 보조해준다는 전략이다. 전기 도매 가격이 킬로와트시당 6센트(약 80원)를 초과하는 경우, 기업은 전력 소비량의 80%에 대해 6센트와 실제 거래 가격의 차이를 받게 된다. 

한편, 유랙티브에 의하면, 독일보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적은 다른 EU 국가들은 그러한 계획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에너지 위원인 카드리 심슨(Kadri Simson)은 독일이 특별 전력 관세로 자국 산업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경고했다. 

 

독일 총리는 재정적 여유 없다면서 보조금 지급에 반대 입장 표명

하지만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의 산업 기업들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전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하며, "독일의 중공업은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다른 제조업 중심지에 비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입장은 부총리와 입장을 같이 했다. 

하지만 숄츠 총리의 재무부는 5일 보조금 계획에 대한 예산이 없다며 부총리의 의견에 즉각 반발했다. 전력 가격을 낮추는 최선의 방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숄츠 총리는 "이미 보조금 없이 글로벌 경쟁에 맞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전력 생산이 원하는 만큼 저렴한 지역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역을 독일 전체로 확장하기 위해, 숄츠 총리는 전력 전송 네트워크와 재생 가능한 전력 생산을 늘리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총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아프리카 순방 중 케냐의 지열발전소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독일의 전력 생산을 지배하게 되면 전력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벡 부총리의 경제부는 제안한 보조금이 현재 시장 가격으로 250억~300억 유로(약 36조~44조원)의 비용이 드는 2030년까지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숄츠 총리는 과거 장기 보조금이 경제에 이롭지 않다면서 하벡 부총리의 계획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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