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센터, 500개 기업 환경데이터 플랫폼에서 5대 환경데이터 공개
65개 기업 5개 환경데이터 공개, 311개 기업(62%)은 공개율 0%
포스코가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오픈한 기후변화센터의 ‘환경데이터 플랫폼’에 공개된 500개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다. 포스코는 약 72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7억2760만톤(2018)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후변화센터가 공개한 500개 상장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총량은 1억6000만톤 가량으로, 상위 5개 기업이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며, 특히 포스코는 전체의 45%나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실가스 배출 상위 기업들의 배출량 감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치다. 플랫폼을 함께 구축한 지속가능발전소(후즈굿) 윤덕찬 대표는 “상장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한 기업은 7%에 불과하며, 이들의 총량이 1억7000만톤 가량”이라고 밝혔다. 현재 110개 기업 정도만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있다.
상장기업 중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10대 기업을 꼽아보니, 포스코, 현대제철, 삼성전자, LG화학, 지역난방공사, 롯데케미칼, SK하이닉스, 고려아연, 한전KPS, 한화케미칼 등이었다. 하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사이에는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들인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등이 존재한다.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만 합쳐도 2억톤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절대값과 매출액 대비 배출량 상위 기업을 비교해보니, 결과가 좀 달랐다. 매출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우 한전KPS와 지역난방공사가 각각 1,2위를 차지했고, 포스코, 카프로, 현대제철 등이 뒤를 이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산업군은 소재기업>하드웨어 및 반도체>에너지 기업 등이었다. 배출량 전체로만 보면, 지난 4년 동안 2.3% 배출량이 늘어나 사실상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 포스코 1위>현대제철, 두산, 삼성전자, LG화학 순
에너지 사용량의 경우, 500개 기업 중 157개 기업이 데이터를 공개했다. 공개기업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 총계는 7만5000톤 가량이었고, 이중 1위는 포스코(2047만톤)으로 26.9%를 차지했다. 현대제철, 두산, 삼성전자, LG화학이 뒤를 이었다.
한편, 매출액 대비 사용량 상위기업을 비교한 결과, 삼표시멘트와 쌍용양회공업, 한일현대시멘트 등이 5위권 안에 진입해 시멘트 관련 기업이 상대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사용량 전체 통계를 보면, 2015년 6599만톤에서 2018년 7596만톤으로 3.5% 가량 증가했다.
미세먼지 배출량 1위 기업은?
미세먼지 배출량의 경우, 총 7400톤이었는데 여기서도 포스코가 2897톤(38.6%)으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제철, 쌍용양회공업, 현대자동차, 삼표시멘트가 그 뒤를 이었다.
매출액 대비 배출량 상위기업의 경우 1~5위가 모두 소재 기업으로, 삼표시멘트, 쌍용양회공업, 한일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동화기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의 경우 매출액 대비 배출량이 0.9톤인데 반해, 삼표시멘트는 4.4톤으로 꽤 큰 차이가 났다.
한편 미세먼지 배출량을 공개하는 기업은 190개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5년 1만200톤에서 2018년 7400톤으로 7.5% 감소했다. 미세먼지 배출 감소 효과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폐기물 재활용률, 삼영전자공업, 삼양식품, 하이트진로 등 높아
폐기물 재활용의 경우, 재활용률 상위기업은 삼영전자공업(99.9%), 삼양식품(99.8%), 케이씨(99.4%), 하이트진로(99.3%), 대한제강(9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물산(7%)은 재활용률이 매우 낮았고, KT(50%), 아시아나항공(65%), 동서(69%) 등을 차지해 폐기물 재활용의 경우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간의 편차가 컸다. 187개 기업이 데이터를 공개했으며, 재활용률은 전체의 53.5% 정도로 지속적으로 50%대에서 머물렀다.
물 재활용률, 쌍용양회공업, 대한제강, 삼표시멘트, LG디스플레이 높아
물 재활용률 상위기업을 보면, 쌍용양회공업(99.9%), 대한제강(97.8%), 삼표시멘트(97.6%), LG디스플레이(83%), 코리아오토글라스(68.5%)였다. 섹터별로 보면 물재활용률은 10.6%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매우 낮았다. S-Oil(9%), 아시아나항공(8%), KT(7%), 한미약품(23%), 삼성물산(26%) 등이 낮은 축에 속했다. 윤덕찬 대표는 “최근 강력한 데이터 분석기술과 공개된 ESG정보를 통해, 투자기관은 의미 는 비교를 할 수 있으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평가할 수 있다”며 “단순히 상위 기업을 파악하기보다는 산업군 내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비교해 기업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00개 기업 중 311개 기업(62%), 5대 환경데이터 하나도 공개 안해
한편, 이번에 환경데이터 플랫폼에서 공개된 데이터는 2015~2018년(4년치, 공시연도 2016~2019년)에 해당하는 5가지 환경데이터로, ▲온실가스 배출량(직‧간접) ▲에너지 사용량(TOE) ▲미세먼지 배출량(ton) ▲물 재활용률(%), ▲폐기물 재활용률(%)이었다.
김소희 (재)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2018년 기준, 500개 기업 중 단 17.8%에 해당하는 89개 기업만이 5개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며 “특히, 이중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5개의 환경데이터를 모두 공개한 착한 기업은 불과 65개뿐”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사무총장은 이어 “2021년 신기후체제 시작에 맞춰 5년 내 500대 기업이 모두 다섯 가지 환경데이터를 모두 공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