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이 호주의 국내 배출량은 감소한 반면, 수출 품목에 의한 탄소 배출량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기후 및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데이터에 의하면, 호주는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감소와 청정 에너지 발전의 큰 폭의 증가에 힘입어 지난 2023년 전력 발전에 의한 연간 총배출량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사용된 화석연료와 수출된 연료를 연소시켜 배출되는 총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했을 때 호주의 총 탄소 발자국은 증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현재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모두에 있어 2위 수출국이다.
이는 호주의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에 대한 기여도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지속적인 대규모 석탄 및 가스 수출은 장기적인 오염 감소 목표에 큰 장애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호주, 청정 전력 생산으로 국내 배출량 큰 폭으로 감축
엠버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호주는 2023년 총 87테라와트시(TWh)의 청정 전력을 생산하며 전체 전력 생산에서 청정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38%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시에 전력회사들은 발전 부문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6년 연속 감축하고, 전력 부문의 총배출량 2000년 이후 최저치라는 업적을 이뤄냈다. 석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은 수십 년 만에 최저치인 123 테라와트시로 감소했고, 천연가스 발전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0테라와트시를 밑돌았다. 전력 발전에서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CO2의 총배출량은 2023년 약 1억 2800만톤 감소했으며, 이는 2015년 수준에서 25% 이상 감소한 수치다.
한편 전력 회사의 태양광 발전량은 사상 최고치인 41.36 테라와트시로, 풍력은 30.11테라와트시로 끌어올렸다. 수력 발전은 15.28 테라와트시로 소폭 감소했다.
국내 배출량 감소에도 화석, 가스 연료 수출은 늘어
그럼에도 호주의 국내 탄소 감축 노력은 다른 국가의 발전소에서 호주에서 수출된 석탄과 가스로 발생한 배출량의 지속적인 증가로 가려질 위기에 처해있다.
2023년 호주는 거의 1억9800만톤의 발전용 석탄을 수출했는데 이는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에 해당한다. 또한 1억8200만 입방미터에 달하는 LNG를 수출하며 석탄과 LNG 두 상품의 전 세계 출하량 2위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량의 관점에서 볼 때, 호주는 작년 국제적으로 선적된 발전용 석탄과 LNG의 약 20%를 공급한 셈이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의 자료에 의하면, 호주의 전력 연료의 대규모 수출은 2022년 1인당 총 CO2 배출량 면에서 1인당 15톤의 CO2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 1인당 CO2인 4.7톤의 3배 이상을 의미한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인 카타르가 1인당 CO2 37.6톤으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1인당 18.2톤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1인당 CO2 배출량은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다른 주요 연료 수출국의 배출량을 상회하는 것으로, 2023년 세계 14위의 경제 규모를 기록한 것에 비해 호주가 전 세계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주, 석탄 및 가스 수출 실질적 감소는 어려워
그럼에도, 호주 경제에 대한 수출 수익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석탄 및 LNG 수출의 실질적인 감소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자료에 의하면, 2021-22 회계연도에 호주 발전용 석탄의 90% 이상과 호주 천연가스의 약 76%가 해외로 수출될 정도로 호주 석탄 및 가스 생산의 절대적인 대부분이 수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무역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렌드이코노미(TrendEconomy)에 따르면, 호주는 연탄 수출액이 980억 달러(약 131조 750억 원)에 달하며 2022년 호주 최대 수출 부문이었고, 가스 수출은 630억 달러(약 84조 2625억 원)로 철광석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또한 호주는 석탄 채굴에 30000명 이상의 노동자와 석유 및 가스 부문에 17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종사한다. 호주 주요 지역에서 높은 수출 수익과 일자리 창출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호주 정부는 석탄 및 가스 수출에 근본적인 규제를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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