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의 스웨덴 홈페이지.
 H&M의 스웨덴 홈페이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H&M은 지난 6월 벽돌을 가열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열배터리 스타트업 론도 에너지(Rondo Energy)에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H&M이 자사의 협력업체에게 론도 에너지의 열 배터리와 재생에너지를 권장하기 시작했다고 그린비즈가 16일(현지시각) 전했다.

그린비즈에 의하면, H&M의 이런 조치는 공급망 탈탄소화 계획의 일환으로 패션 업계 최초의 시도다. H&M의 목표는 100% 재생 에너지를 채택하고 204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앨러미다(Alameda)의 론도 에너지는 자사의 열 벽돌이 화석 연료보다 저렴하고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재생 에너지원에서 얻은 전기를 사용하여 수천 톤의 벽돌을 섭씨 1500도까지 가열한다. 그런 다음 뜨거워진 벽돌은 열 배터리로 사용되어 일정한 온도에서 고객에게 뜨거운 공기나 증기를 공급한다. 이 스타트업에 따르면, 매일 손실되는 열의 비율은 1% 미만이라고 한다.

H&M이 론도 에너지와 접촉한 것은 팟캐스트 방송 때문이었다. H&M의 기후관련 책임자 중 한 명이 론도 에너지의 팟캐스트에서 론도 에너지의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론도 에너지에 연락을 했고, 몇 달 만에 협업하게 됐다. 

H&M은 아람코 벤처스(Aramco Ventures), 리오 틴토(Rio Tinto) 등과 함께 론도 에너지의 전략자문위원회에 합류했다. 향후 6개월 동안 H&M과 론로 에너지는 H&M의 공급망의 협력업체들이 열 에너지 저장 장치로 전환하는 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H&M이 론도 에너지를 파트너로 택한 이유는 크게 3가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초고온을 견디는 내화벽돌은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기존 에너지 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며 ▲장기간 열을 저장할 수 있어서 재생 에너지의 간헐적인 공급 단절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H&M이 론도 에너지와 협업하자 다른 패션 브랜드도 움직여

현재 수많은 열 배터리 회사가 자금과 고객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론도 에너지는 유럽에서 3개의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유럽투자은행 등으로부터 지난 6월 8000만 달러(약 1105억원)를 투자 받았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28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H&M은 의류 대부분을 중국과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에서 생산한다. 이 회사는 유럽, 아시아 및 북미 전역에서 1027개의 공장을 운영하는 574개의 공급업체와 직접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직접 공급업체는 인쇄 및 자수 등을 처리하는 '티어 2단계(tier 2, 2차 협력업체)'의 직물 생산업체 및 가공업체와 협력한다. 

NGO 어패럴임팩트인스터튜트(AAI)에 따르면, 패션업계 배출량의 40%는 석탄 보일러를 사용하여 습식 가공 인쇄 및 염색작업을 하는 2차 협력업체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H&M과 론도 에너지가 벽돌 배터리를 처음 테스트할 장소는 새로운 열 배터리를 구축하기 위한 현지 접근성과 태양광 또는 풍력 비용에 달려 있다고 론도 에너지의 CEO 에릭 트루시에비츠(Eric Trusiewicz)가 그린비즈에 밝혔다. 트로시에비츠 CEO에 의하면, 지난 6월 H&M이 론도 에너지와 협업한다는 발표 직후 다른 섬유 회사들도 론도 에너지에 연락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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