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정보에 몸 사리는 빅테크
30일(현지시각) 로이터는 텍사스주가 제기한 개인정보보호 소송에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14억달러(약 1조9339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단일 주 정부가 제기한 소송 합의금 중 가장 큰 규모다.
메타, 이번 합의 환영… 향후 텍사스에 투자 기회 모색할 것
2022년 2월 텍사스주는 생체정보를 무단 사용했다며 메타에 소송을 제기했다. 메타의 자회사 페이스북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이용자들이 업로드한 사진 및 동영상에서 얼굴 등 생체정보를 무단으로 분석, 사생활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30일(현지시각)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Ken Paxton)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역사적 합의는 세계 최대 기술회사가 법을 어기고 텍사스인들의 개인정보보호 권리를 침해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메타 또한 성명을 내고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텍사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페이스북이 2010년 12월 도입한 안면 인식 기능에서 촉발됐다. 페이스북은 해당 기능을 통해 이용자가 업로드한 이미지, 동영상 속 인물이 누구인지 자동으로 인식, 수치화해 태그를 다는 것을 도와주는 ‘태그 제안(Tag Suggestion)’ 서비스를 제공했다. 태그 제안 기능 이후 10년 간 페이스북 전체 이용자의 3분의 1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테그 제안 기능은 2015년 일부 이용자들이 일리노이 주법에 근거,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2018년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페이스북은 6억5000만달러(약 8973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결국 2019년 9월 페이스북은 태그 제안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고, 2021년 11월에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편 텍사스는 2022년 구글을 상대로도 생체 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불법으로 수집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아이폰 최초 ‘통화녹음’ … “이 통화는 녹음됩니다” 사전 고지
빅테크의 사생활 침해 위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애플도 몸을 사리고 있다.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17년만에 선보이는 ‘아이폰 공식 통화녹음’ 기능에서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장치를 포함시킨 것이다.
30일(현지시각) 애플은 개발자 대상 iOS 18.1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일반 이용자도 설정만 약간 변경하면 다운로드 가능하다.
이번 iOS 18.1의 핵심기능은 ‘통화녹음’이다. 단,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 통화녹음이 되지 않는다. 사용자는 통화 도중 녹음 기능을 따로 활성화해야 하며, 녹음 또한 상대방에게 “이 통화는 녹음됩니다(This call will be recorded)"라는 음성이 송출된 이후 시작된다. 녹음을 중단할 때도 "이 통화는 더 이상 녹음되지 않습니다(This call is no longer recorded)"라는 음성이 송출된다.
사용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상대방에게 통화녹음 여부를 고지하게 되면 심리적 불편 및 신뢰 하락을 야기할 수 있어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이 갤럭시 대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녹음 기능 도입을 피해온 바 있다.
생체 인식 시장, 중국 중심으로 연평균 17.5%씩 성장할 것
규제 강화 및 소송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생체인식 기술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생체인식 기술 시장이 2022년 460억달러(약 63조원)에서 2032년 약 1639억1000만달러(약 225조원)으 연평균 13.6%씩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2023~2032년 연평균 17.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전 세계 생체 인식 기술 수익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42%에 달한다.
업계의 주요 리스크로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및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재무적, 비재무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한편 중국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 안면인식 기술을 공공부문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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