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원료가 저렴하고 풍부한 나트륨을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나트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연구자들은 리튬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능가하기 위해 새로운 화학 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물질 중 하나가 바로 바나듐(Vanadium)이다. 

클린테크니카는 "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무거워질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각)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 연구개발(R&D)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성 있는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콜로라도 브룸필드에 설립된 에너지 스타트업 피크 에너지(Peak Energy)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위해 미국 최초의 시설을 완공했다. 이 시설은 2024년 12월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2027년까지 나트륨 이온 배터리 셀의 본격 생산을 시작하고 2030년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완전히 구축할 계획이다. 

피크 에너지의 연구를 지원하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PNNL 연구소는 "나트륨은 풍부하고 비용 효율적인 원소로, 열 안정성이 높아 과열 및 화재 위험을 줄이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나트륨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의 이상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나듐, 매장량 풍부하고 나트륨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주목 받아

텍사스 휴스턴 대학의 카네파 연구실은 바나듐을 활용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 소재인 바나듐 인산나트륨(NaxV2(PO4)3)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이론적 평가와 실험을 결합해 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기존 396Wh/kg에서 458Wh/kg으로 약 15% 이상 향상시켰다. 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카네파 연구실은 바나듐을 추가함으로써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3.7볼트의 연속 전압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다른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평균 전압이 3.37볼트인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주목할 만한 진전이다. 연구진은 "전압 안정성은 나트륨 이온 기술의 게임 체인저로, 배터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나듐은 내식성, 내열성, 강도 및 경도 등의 물리적 특성과 다양한 화학적 안정성을 갖춘 물질로, 철강 산업, 에너지 저장 시스템, 항공우주 분야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또한, 세계적으로 약 2300만 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주요 생산국이다.

한편, 미국의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주도하는 'LENS 컨소시엄'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부로부터 5년간 약 5000만달러(약 731억원)의 지원을 받은 이 컨소시엄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미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텍사스 휴스턴 대학을 비롯해 8개의 대학과 협력하는 이 프로젝트는 전기차 배터리 및 그리드 저장 시스템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솔루션으로 나트륨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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