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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1.5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UC Berkeley) 연구팀 및 유럽 싱크탱크 카본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와 공동으로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들을 전수 조사 및 분석한 결과, 실제 감축 효과가 18.3배 부풀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쿡스토브 사업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재래식 저효율 조리기기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는 온실가스 감축사업 유형이다. 해당 사업은 바이오매스 연료 사용뿐만 아니라 매연 발생을 감소시켜 ‘지속가능발전’에 기여 가능한 기술로 분류되어 많은 기업들의 ESG 투자 성공 사례로 홍보되어 왔다.
쿡스토브 사업 투자를 통해 발생한 감축 실적은 국내에 수입되어 기업들의 배출권거래제 규제 이행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현재 환경부 상쇄등록부시스템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해외에서 진행된 감축사업 546건 중에서 쿡스토브 사업은 516건으로 전체의 사업 건수의 95%에 달했으며, 등록된 감축량 기준으로는 전체 1230만톤 중에서 980만톤으로 약 80%에 달했다.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쿡스토브 사업에 적극 투자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축 사업에 활용되는 쿡스토브는 1대 당 최저 가격이 2달러에서 형성되며, 연간 2톤에서 최대 4톤의 감축실적 발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쿡스토브 사업의 실제 감축효과가 의심된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Nature)가 발행하는 환경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2024년 1월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쿡스토브 사업에서 발생한 감축실적의 실제 감축효과가 평균 10배 이상 부풀려진 사실이 드러났다.
플랜1.5는 네이처 논문의 방법론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공개된 기초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기업들 대상으로 전수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
한국 기업이 투자한 21개 사업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SK그룹, 동서발전 등 한국 기업들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들에서 발생한 감축실적의 감축효과가 실제보다 18.3배 부풀려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쿡스토브 감축 실적의 전체 발행량은 약 974만톤이나, 이번 분석에 따르면 실제 감축량은 53만톤에 불과해 나머지 921만톤은 실제 감축효과가 없는 ‘불량 배출권’에 해당하는 셈이다.
플랜1.5는 쿡스토브 사업의 감축실적이 부풀려지는 주요 요인을 6가지로 설명했다. ▲인위적인 벌채로 인한 바이오매스 사용 비중을 부풀려서 보고하는 점 ▲새로운 고효율 기기를 보급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저효율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점 ▲고효율 기기를 실제로 사용하는지 여부가 과다 추정되는 점 ▲새로운 기기 사용률을 과다 보고하는 점, ▲1인당 음식 소비량을 과대 보고하는 점 ▲사업 시행 이후 오히려 조리시간이 늘어나는 점 등이었다.
플랜1.5 한수연 정책활동가는 “이번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쿡스토브 감축실적은 신뢰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국내 수입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존에 환경부가 인증한 감축실적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2030 NDC에서도 감축실적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쿡스토브 사업은 배제하고, 확실한 감축을 보장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본마켓워치의 정책 전문가인 벤야 펙스(Benja Faecks)는 "EU 배출권거래제는 과거 해외 감축 실적 사용을 허용했지만, 신뢰성 등 문제로 2021년 이후 더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EU가 저질렀던 실수를 답습해 불량 배출권을 계속 수입한다면,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해 기후변화센터는 22일(한국시각) "시행착오 속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해온 민간 주체들의 노력과 선의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스토브 사업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승인된 공식 방법론 기반으로 수행 정당한 감축사업이며, 개발도상국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온 기후대응 모델로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도 기여해왔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센터는 최근 국제 탄소시장에서 쿡스토브 방법론의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며, 무결성 강화 흐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곧 과거의 모든 감축 활동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 본 기사는 플랜1.5의 ‘한국 기업이 투자한 쿡스토브 사업, 들여다보니 온실가스 감축효과 18.3배 부풀려져’ 보도자료에 대해 기후변화센터에서 4월 22일에 발표한 입장문을 추가적으로 반영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