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되면서, 날씨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도 정전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 국가전망공사(State Grid)의 싱크탱크인 국가전력망에너지연구원(State Grid Energy Research Institute)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올해 여름 예년에 비해 피크타임 전력 부족 현상을 적게 겪을 것으로 보도했다.
중국, 올해 말 청정에너지 설비 비중 48% 예상
에너지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풍력·태양광 설비 500기가와트(GW) 이상이 추가로 완공돼, 중국 전체 발전 설비 가운데 청정에너지 비중이 48%까지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청정에너지 설비 용량이 석탄·가스 등 화력 발전 설비를 처음으로 앞지르는 것이다. 에너지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확장이 폭염으로 인한 수요 급증과 하반기 전력 수요의 반등을 흡수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궈창(Ji Guoqiang) 에너지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이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번 여름 전력 수급은 빠듯이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이며, 최대 전력 부족 규모는 예년보다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장성 등 중국 동부 산업 지대는 40도에 이르는 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편, 남서부 지역은 폭우로 인해 전력 공급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전 세계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복잡성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포르투갈에서 4월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도 이런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10억 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국가전망공사는 풍력·태양광 급증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송·배전망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국가전망공사는 1월 올해 6500억위안(약 124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초고압 전력선(UHV)과 옥상 태양광 패널을 연결하는 소규모 전력망이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태양광 설비 380GW가 추가될 것”
에너지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전력 수요는 분기별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2.5%, 2분기 5%, 3분기 6%, 4분기에는 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각각 5.4%, 5.3%, 4.8%, 4.7%로 예측된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전력 공급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발전설비 설치는 전년 대비 53.2%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수력은 1.2% 감소해 13.61GW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화력은 120% 급증한 127GW, 원자력은 32% 증가한 5.19GW가 새로 설치된다. 풍력은 77% 늘어난 140GW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태양광도 35.5% 증가한 380GW로 역대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연말 기준으로 중국의 전체 발전설비 용량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3990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수력은 450GW, 화력은 1550GW, 원자력은 67GW, 풍력은 660GW, 태양광은 1260GW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 선임연구원은 또한 “올해 태양광 설비만 380GW가 추가돼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태양광업계 단체가 제시한 예측치를 50% 이상 웃도는 수치다. 업계는 최근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부품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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