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SB X(트위터)
사진=FSB X(트위터)

국제 금융감독기구가 기후변화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견으로 내부 갈등에 직면했다.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가 회원국 간 의견 차이를 반영해 기후 관련 목표 달성에 대한 보고서를 수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종 보고서는 이달 중 주요 20개국(G20)에 제출될 예정이다.

FSB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안정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로, 현재 20개 이상 국가의 중앙은행과 금융당국, IMF,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 영란은행 총재가 의장직을 맡고 있다.

 

美-유럽 간 입장차 표면화…FSB 보고서 표현 수정

분열은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FSB 총회에서 표면화됐다. 당시 미국 재무부 관계자가 기후변화의 금융시스템 위협 가능성을 축소 평가했고, 이에 프랑스·네덜란드·캐나다 측이 즉각 반박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보고서 초안은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에 대한 중기적 접근 방안을 상세히 담고 있으며, 마드리드 총회에서 승인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FSB 사무국은 회의에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거쳤다.

FSB는 2021년 발표한 ‘기후 변화로 인한 금융리스크 해결 로드맵’의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해 왔다. ‘로드맵’은 G20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기후 관련 정보공개, ▲데이터의 품질 및 가용성, ▲금융 취약성 분석, ▲적절한 감독 및 규제 관행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올해 보고서에서는 “진전(progress made)”이라는 표현 대신 “실행(action undertaken)”이라는 용어로 대체되는 등, 기후 활동의 중요성이나 영향을 낮춰 기술한 문구들이 발견됐다. 보고서 명칭도 기존의 ‘진전 보고서(progress report)’에서 ‘현황(update)’으로 변경됐다.

보고서는 “기후 관련 금융리스크에 어떤 접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회원국 간 매우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많은 회원국이 추가 활동의 필요성을 제기한 반면, 지금까지의 활동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국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리스크 공조체계 흔들…차기 G20 의장은 미국

FSB는 조속히 최종 보고서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G20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FSB에 이행 상황을 이달 내로 보고하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FSB가 “G20가 중단을 요청할 때까지 기후 관련 금융리스크에 대한 국제 공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차기 G20 순회의장국이 미국이기 때문에 향후 기후 관련 논의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FSB는 보고서에 “전체 회원국의 지지(endorsement)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FSB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바클레이즈(Barclays)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을 “기후 변동성의 이례적인 해(extraordinary year)”로 규정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 중부에서는 극심한 홍수로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100명이 사망했는데, 장기 가뭄으로 물 흡수력이 떨어진 토양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멕시코만 수온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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