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기업 코노코필립스가 대형 유전 ‘윌로우(Willow) 프로젝트’ 인근 알래스카 북극 지역에서 원유 탐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개발 원유 매장량 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따른 조치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각) 코노코필립스가 미 연방 당국에 신규 시추공 4개에 대한 시추 허가와 추가 유전 탐사를 위한 승인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대상 지역은 미국 해군의 전략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지정된 ‘알래스카 국립석유보존지대(NPR-A)’다.
알래스카 북극 지역, 차세대 유전 탐사 거점으로 부상
이번 탐사는 코노코필립스가 2020년 이후 추진하는 최대 규모의 유전 탐사 계획이다. 텍사스 등 미국 내 셰일 광구가 노후화됨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색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자국 내 원유 개발 확대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현재 인근에서 건설 중인 윌로우 프로젝트는 향후 30년간 약 6억배럴의 원유 생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구축된 가공시설 및 파이프라인 등 기존 인프라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점도 탐사 확대 배경으로 작용했다.
코노코필립스 알래스카 법인의 에렉 아이작슨 사장은 “향후 인프라 가동률 유지를 위해 지금 탐사에 나서는 것”이라며 “미래에 이 설비들을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보해두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환경 논란 속 탐사 승인 주목… 상업 생산은 2029년부터
이번 탐사 자체는 상업적 생산을 보장하지 않지만, 향후 개발이 이뤄질 경우 생산된 원유는 윌로우 프로젝트 내 건설 중인 가공시설로 이송되며, 실제 원유 생산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 또한 시추공은 3개 패드(시추 설비가 설치되는 평탄한 지점)에 밀집 설치될 예정이며, 이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번 탐사 계획은 환경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오히려 석유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하며, 북극 야생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도 탐사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해왔다. 윌로우 프로젝트 당시에도 북극여우, 순록, 사향소, 흰곰 등의 서식지 파괴 우려로 논란이 있었다.
반면 북극 유전 개발을 지지하는 측은 향후 수십 년간 석유 수요는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며, 알래스카의 북부 브룩스 산맥 북부 지대는 미국 본토의 셰일 유전보다 장기 생산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번 알래스카 북극 유전 탐사 확대 움직임은 에너지 자립도가 낮고 미국과의 전략적 연계가 중요한 국가들에 잠재적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LNG 생산 확대 정책과 알래스카 가스 개발 계획에 주목하며, 미국산 에너지 자원의 조달 확대 및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