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철도 운영사 유니온퍼시픽이 동부 철도사 노퍽서던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가 합병을 타진 중이며 최대 고비는 경쟁 제한 여부에 대한 규제 심사라고 보도했다.
심사를 맡는 미 연방 육상교통위원회(STB)는 2023년 캐나다퍼시픽과 캔자스시티서던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트럭 운송이 철도로 전환돼 탄소 배출이 연간 12만 톤 이상 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을 공식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시총 2000억 달러 규모…미 전역 잇는 단일 철도망 구축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유니언퍼시픽과 노퍽서던은 시가총액 약 2000억 달러(약 278조 원)에 달하는 대형 철도사로 통합된다. 노퍽서던은 미 동부 22개 주를 연결하는 1만9500마일 규모의 철도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니언퍼시픽의 서부 노선과 통합될 경우 미국 전역을 단일 노선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된다.
업계에서는 이 합병이 경쟁사인 CSX, 버크셔 해서웨이 산하 BNSF 등 기존 사업자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보도 이후 노퍽서던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5% 상승했고, 유니언퍼시픽은 0.2% 소폭 상승했다.
유니언퍼시픽의 짐 베나 CEO와 노퍽서던의 제이슨 잠피 CFO도 최근 콘퍼런스에서 대형 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베나는 “합병은 국가적으로도 유익하다”고 언급했고, 잠피는 “정치와 규제 환경이 과제지만, 통합의 효과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STB, 경쟁심사 외에도 공공이익·환경효과 함께 판단
미국 철도산업에서 대형 합병은 드물지만, 최근 들어 구조조정 흐름이 재개되고 있다. 2023년 STB는 캐나다퍼시픽(CP)과 캔자스시티서던(KCS)의 합병을 승인하며, 7년간의 사후 감시 조건과 함께 환경·안전·지역사회 영향을 종합적으로 심사했다.
당시 STB는 해당 합병으로 트럭 운송이 철도로 대체돼 연간 이산화탄소 12만7000톤이 감축될 것이라며, 탄소 저감 효과를 승인 근거로 명시했다. 또한 철도는 트럭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사고 발생 비율도 낮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번 유니언퍼시픽-노퍽서던 인수 건 역시, 규모와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 STB의 엄격한 심사가 예상되지만, 철도망 통합에 따른 친환경 물류 전환 가능성이 심사 과정에서 일정 부분 긍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 같은 대형 거래는 노동조합, 화주, 경쟁사의 반발 속에 정밀한 경쟁심사를 받을 것이라며 STB는 경제성뿐 아니라 공공 이익, 서비스 품질, 고용 영향 등 다면적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