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인 어니스트앤영(EY)은 한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8개국의 그린(친환경) 사업 현황과 전망, 장애요소 등을 분석한 ‘동남아시아, 일본, 한국 및 대만의 그린 회복 기회(Green recovery opportunities in Southeast Asia, Japan, South Korea and Taiwan)’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9일(현지시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에서도 아시아 주요국들이 저탄소 경제 전환을 보다 강조하는 점에 주목, 포스트코로나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친환경적인 경제 복구에 고려할 만한 장애물과 도전과제를 사전 식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먼저 아시아 8개국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녹색 투자를 평가한 결과, 8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확인됐다. 이번 결과는 공공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인된 것이기에 민간으로 확대하면 더 많은 프로젝트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확인된 800개의 프로젝트의 총 투자액은 약 3160억달러(352조1000억원)였으며, 이중 약 3060억달러(341조원)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85% 가량은 해상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에 따라 8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관련, 향후 화석연료 기반 산업보다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에서도 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주요 8개국이 저탄소 경제 전환에 따른 친환경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따라 약 229MTCO2e(탄소 마이너스)의 탄소 상쇄가 매년 일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기인한 국가별 자발적 감축 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한국의 경우 51개의 친환경 사업에 총 650억달러(72조6000억원)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은 45개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창출할 수 있는 전력량은 21GW(기가와트) 규모며, 그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분야는 해상풍력(86%)으로 분석됐다. 그 다음으로 육상풍력(13%), 태양광(1%)가 각각 차지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투자 잠재력에서도 해상풍력이 91%가량을 차지했다.
한국 시장의 해상풍력에 대한 잠재력 덕분에 한국은 아시아 8개국 중 일본(1210억달러) 다음으로 높은 투자 규모를 보였다. 게다가 51개의 친환경 사업이 완료되면 66MTCO2e 탄소 감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아시아 8개국 중 가장 높은 감축 수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 친환경 사업에 따른 일자리는 24만개 가량 창출될 것으로 분석되어, 아시아 8개국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보고서는 한국의 친환경 사업 성공 여부는 고유의 장애물을 풀어내는데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분석한 가장 높은 장애물은 ‘시장에 대한 저조한 지원’과 ‘토지 접근의 한계’였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대한 규제가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공급증서(REC) 가격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고 수익을 보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은 계통한계가격(SMP)와 REC를 토대로 결정되고 있어 재생에너지 구매 가격이 불확실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꼬집으며, 사업의 경제적 안정성 또한 불완전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경우 토지 면적의 70%가 산지이고 그중 상당수는 국립공원, 그린벨트 등으로 엄격히 보호되고 있어 재생에너지를 구축할 만한 토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로 할당할 수 있는 토지를 보다 유연하게 구획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이에 덧붙여, 공공기관 건물에 22만5000개의 태양광 패널을 2025년까지 설치해 토지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한국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사업 과정 중 시기적절하게 전력망(그리드)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전력 연결을 위한 변전소 건설에만도 최소 2년이 걸려 사업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EY의 해당 보고서는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ey.com/en_sg/power-utilities/how-covid-19-drive-growth-in-renewable-energ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