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그리드 수소발전기(HPU) 시험 성공, 녹색 수소 가격이 관건
영국의 다국적 전력·가스 유틸리티 기업인 내셔널 그리드가 디젤 발전기를 대체하기 위한 수소동력장치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각) 지속가능성 매체인 에디(edie)가 보도했다. 내셔널 그리드는 영국 전역에 250개가 넘는 변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소동력장치(HPU, hydrogen power unit) 시험은 북웨일스의 내셔널 그리드의 디사이드혁신센터(Deeside Centre for Innovation)에서 10주간 진행됐다. 디사이드혁신센터는 400킬로볼트(kV) 규모 변전소의 환경을 재현해 혁신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지오퓨라(GeoPura)의 250킬로와트(kW) 규모 수소동력장치로 시험 시설에 일주일간 전기를 공급했는데, 수소 역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에서 수소를 분리한 것이다.
내셔널 그리드는 수소동력장치(HPU)가 기존의 디젤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지 검토했다. 디젤발전기는 배터리를 통한 에너지 저장과 함께 여러 기업이나 변전소의 비상 전력공급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험 결과 HPU는 최대 45분 동안 250k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이후에는 100kW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내셔널 그리드는 밝혔다. HPU는 디젤발전기보다 소음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내셔널 그리드에서는 디젤 발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한 번 사용할 경우 배출량이 많다고 에디는 밝혔다. 내셔널 그리드는 디젤 발전기를 사용하면 매년 500톤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밝혔다.
이번 HPU 시험 결과에 관한 데이터는 올해 말에 발표될 예정으로, 추가적인 분석을 거쳐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에디는 보도했다.
디사이드혁신센터의 관리자인 딘 콜먼(Dean Coleman)은 “혁신적인 오프그리드(off grid) 전력원을 시험을 진행한 것이 기쁘다”며 “HPU는 시설에 24시간 내내 일주일간 전력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콜먼은 “이번 실험이 저탄소 미래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디젤 발전기 대체안에 투자 늘어, 국제사회도 동조
내셔널 그리드는 영국 정부가 법적으로 못 박은 목표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넷제로 전환이 탄력을 받으면서 디젤 발전기를 대체할 저배출 시스템을 찾아 나서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에디는 밝혔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디젤 발전기를 교체하기 위해 뉴욕의 래섬(Latham)에서 HPU 설비를 시험했다. 시험을 완료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녹색 수소가 상용화되고, 경제적인 시점부터 HPU를 채택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에디는 전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수소 대부분은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실정이다. 수소는 연소되는 시점에 온실가스(GHG) 효과를 내지는 않지만, 대기 중에 있는 동안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편 아직까진 화석연료로 생산한 수소가 현재 녹색 수소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2021년에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가들은 ‘브레이크스루 어젠다(Breakthrough Agenda)’로 오는 2030년까지 녹색 수소의 가격을 화석연료로 생산한 수소와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기로 선언한 바 있다.
디젤의 대안으로 수소동력장치(HPU)보다 앞서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는 기술도 있다. 차세대 바이오연료로 불리는 수소화식물유(HVO, hydrogenated vegetable oil)다. 스웨덴의 건설사인 스칸스카(Skanska)와 리서치 기업인 맥알파인(McAlpine) 등에서 HVO를 연료로 제작한 발전기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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