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지속가능성 평가기관 에코바디스(EcoVadis)는 23일(현지시각)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공급망 스코프3 배출을 방치할 경우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억달러(약 70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스코프3: 관리되지 않은 리스크에서 미개척 기회로(Scope 3: From Unmanaged Risk to Untapped Opportunity)’라는 제목으로 발간됐으며, 기후 대응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재무적 생존 문제임을 강조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홈페이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홈페이지.

 

스코프3 관리 부재, 2030년 매년 5000억달러 부담

보고서는 스코프3 배출을 기업 재무의 사각지대로 규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코프1(직접 배출)과 스코프2(전력 사용 간접 배출)에 비해 스코프3는 공급망 상·하류 활동까지 포괄하며 규모는 평균 21배에 달한다. 전 세계 기업 중 스코프3 배출량을 공개하는 곳은 24%에 불과하고, 감축 목표를 설정한 기업은 8%, 과학기반감축목표(SBTi)에 부합하는 기업은 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미흡한 관리는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치명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ETS)는 이미 톤당 76달러(약 11만원)의 탄소 가격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 같은 제도는 미국과 아시아 등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시장 수요 이동, 기술 변화, 정책 전환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전환 비용은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CG와 에코바디스는 이 같은 조건이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들이 매년 5000억달러(약 706조원) 이상의 전환 비용과 부채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단순히 평판 손실에 그치지 않고, 규제 비용과 기후 충격이 누적돼 재무적 위험으로 전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급망 감축 투자, 최대 6배 수익 기회

BCG와 에코바디스는 보고서에서 스코프3 대응을 단순한 규제 비용이 아닌 투자 수익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단계에서 공급망 감축에 투자하면 규제 비용 회피 효과를 통해 3~6배의 투자 수익률(ROI)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투자자 신뢰 제고, 조달 경쟁력 확보, 장기적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기업들이 반드시 실행해야 할 다섯 가지 조치를 제시했다. ▲공급업체와의 공동 감축 활동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및 제품 단위 데이터 구축 ▲저탄소 전환 전담 조직 마련 ▲명확한 전사적 전환 로드맵 수립 ▲전용 예산 배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CSR 활동이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 관리의 핵심 과제로 기후 대응을 격상시키는 전략적 프레임워크로 제안됐다.

피에르-프랑수아 탈레르 에코바디스 공동 창업자는 “공급망 배출을 관리하는 것은 수익성을 지키면서 회복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애나 디미트로바 BCG 매니징 디렉터 역시 “향후 5년은 1.5°C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라며 “스코프3는 이제 규제 준수를 넘어 재무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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