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전기차, 내연기관차 평균 거래 가격 / 블룸버그 정리
중고 전기차, 내연기관차 평균 거래 가격 / 블룸버그 정리

중고 전기차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팔리는 자동차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각) 신규 전기차 판매가 연방 보조금 축소로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고 전기차 시장은 가격 경쟁력과 공급 확대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중고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차 전기차 판매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평균 거래가는 3만4700달러(약 4893만원)로, 내연기관 중고차 평균 가격인 3만3800달러(약 4765만원)와 거의 같아졌다. 판매 속도도 빠르다. 중고 전기차는 시장에 나온 지 평균 36일 만에 팔리는데, 내연기관차는 42일이 걸린다.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품질·내구성에 대한 신뢰 확산

중고 전기차 붐의 배경에는 ▲2022년 출시된 다양한 신모델의 3년 리스 만기 ▲기술 발전에 따른 빠른 감가상각 ▲비(非)럭셔리 모델의 시장 진입이 있다. 우선, 2022년 모델인 BMW i4, 캐딜락 리릭, 포드 F-150 라이트닝, 토요타 bZ4X 등이 본격적으로 중고 시장에 풀리면서 선택지가 넓어졌다.

중고 전기차 가격은 꾸준히 내려왔다. 고급차 중심에서 대중차로 모델이 확산된 데다 감가상각이 가파른 것이 원인이다. 전기차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를 것이란 소비자 기대 때문에 가치가 금세 떨어진다.

일부 브랜드에서는 같은 연식의 내연기관 모델보다 전기차가 더 저렴하다. 예컨대 2년 된 토요타 라브4는 평균 3만1100달러(약 4385만원)에 거래되지만, 같은 해 출시된 전기차 bZ4X는 약 6600달러(약 931만원) 더 저렴하다.

중고 전기차 역시 최대 4000달러(약 564만원)의 연방 구매 보조금이 삭감됐지만, 이미 가격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내연기관 중고차의 평균 연식이 6~7년인 반면, 전기차는 대부분 2~3년에 불과했다.

2023년 모델 평균 거래 가격 (파랑: 전기차) / 블룸버그 정리
2023년 모델 평균 거래 가격 (파랑: 전기차) / 블룸버그 정리

 

신차 구매자들이 중고로 팔 수 있을지 걱정 않아도 될 때 올 것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일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전기차는 라디에이터, 점화플러그, 오일 등이 없어 유지보수가 간단하고, 배터리도 예상보다 내구성이 강하다.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는 대부분 8년 혹은 10만마일(16만km) 보증이 제공된다.

전기차 분석업체 리커런트(Recurrent)의 리즈 나이먼 시장분석 디렉터는 “3년 된 전기차라 해도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 속도, 대형 터치스크린과 히트펌프 같은 최신 사양을 유지한다”며 “더이상 성능면에서 손해 보는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들이 전기차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내구성이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 전기차의 감가상각 속도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내년에만 24만 대의 전기차가 3년 리스를 마치고 중고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곧 미국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신차보다 중고 전기차를 더 많이 사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차 시장의 확대는 전기차 보급 확산에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신차 구매자들이 나중에 중고로 팔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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