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전력사 제라(JERA)가 해외 발전과 재생에너지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2025회계연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562억엔(약 1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제라가 실적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제라는 도쿄전력홀딩스(Tokyo Electric Power Company Holdings)와 추부전력(Chubu Electric Power)이 공동 출자한 합작사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기업이다. 일본의 경우 매년 3월을 회계 마감월로 두며, 이번 제라의 실적은 올해 4월부터 9월의 성과를 집계한 것이다.
해외·재생에너지 호조 속 수익 개선
제라의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5298억엔(약 14조2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72억엔(약 2조200억원)으로 10% 증가했다. 순이익은 173억엔(약 1600억원) 증가한 1562억엔(약 1조4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료비 변동이 요금에 반영되는 시차 효과가 전년 166억엔(약 1500억원)에서 671억엔(약 6200억원)으로 확대되며 이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연료조달 단가 상승과 재고평가 손실 등으로 시차를 제외한 이익은 27%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해외 및 재생에너지 부문 이익이 42억엔(약 390억원)에서 199억엔(약 1850억원)으로 증가했고, 국내 화력·가스 부문은 699억엔(약 6500억원)에서 897억엔(약 8300억원)으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해외 발전 및 재생에너지 사업의 이익 개선이 전체 수익성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전력수요, 재생에너지로만은 충족 어려워"
이즈미 카이 제라 아시아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는 국내 가스 생산이 감소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저장만으로 그 격차를 메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라는 항상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기존 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현금을 신규 투자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NEF는 동남아 LNG 수요가 2030년까지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제라가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LNG 발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방글라데시에 신규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전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Petroliam Nasional)가 향후 5년 내 LNG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수 전력 수요 증가로 해외 구매자에게 일부 선적 지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연간 전망 유지…신용등급 'AA–'로 상향
제라는 올해 전체 순이익 전망을 2300억엔(약 2조1400억원)으로 유지했다. 이 가운데 연료비 시차 제외 이익은 2000억엔(약 1조8600억원), 시차 효과는 300억엔(약 2800억원)으로 추정했다. 회사는 실적 변동 가능성에 대해 유가와 환율 흐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은 배럴당 72달러, 환율 1달러당 146엔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전력 판매량은 113.1테라와트시(TWh)로 전년 대비 1.0TWh 증가했다. 제라는 보고서에서 해외 발전과 재생에너지 사업의 확대가 전력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라는 2024년 10월 일본 신용평가사 R&I와 JCR로부터 신용등급을 'AA–'로 상향받았으며, S&P글로벌은 'A–' 등급을 유지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제라가 영국 BP와 협력해 수소·암모니아·탄소포집(CCUS) 등 저탄소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실적이 글로벌 연료시장 변동성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주요 유틸리티 기업들이 겪는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