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곳 등급 하향
기업지배구조원, 시의성 제고 위해 등급조정 분기별로 확대할 듯

2020년 3차 ESG 등급 조정 요약/한국기업지배구조원
2020년 3차 ESG 등급 조정 요약/한국기업지배구조원

 

화재가 난 이천 물류창고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인도 공장 가스누출과 대산 공장 폭발사고를 일으킨 LG화학,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를 지속해 온 삼성중공업 등 10개 기업의 ESG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13일 상장사 10곳의 ESG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4월 2차 ESG 등급 조정 후 6월까지 확인된 ESG 위험을 반영해 평가 대상 상장기업에 대한 3차 등급 조정을 실시했다. 환경 부문 1곳, 사회책임 부문 4곳, 지배구조 부문 6곳으로 총 10개사의 등급이 하향됐다. 이 중 LG화학, 신성통상, 국제약품, 유양디앤유, 이니텍, 이수화학은 개별 등급 조정에 따라 통합 등급도 함께 하락했다. ESG 등급은 S, A+, A, B+, B, C, D 7등급으로 구분된다.

 

안전사고로 인명 피해까지, LG화학 통합 등급  B+ →B

LG화학은 이번 등급조정에서 환경과 사회책임 부문에서 각각 C→D등급, A+→A등급으로 한 단계씩 하락했다. 통합 등급은 B+→B등급으로 하락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인도 LG화학 공장 가스 누출 사고와 대산 공장 폭발사고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7일, 인도 LG화학 공장에서 독성화학물질인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주민 14명이 사망하고 인근 주민 1만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연이어 5월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 공장에서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인도 정부는 가스 누출 사고를 인재로 규정하고 LG화학 현지 법인 임직원 12명을 체포했다. 충남 대산 공장 또한 노동청 감독 결과 198건의 규정 위반이 적발되면서 LG화학이 책임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불공정 거래 삼성중공업, 사회책임  A →B+

삼성중공업의 경우 관행적인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로 사회책임 부문이 A→B+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지난 6월 협력업체인 TSS-GT 직원들은 삼성중공업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며 공사 현장을 봉쇄하고 점거에 들어갔다. 협력업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공사대금 60억원 중 20억원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삼성중공업의 요구로 하도급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게 발단이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상습적으로 불공정 거래 관행인 ‘선시공 후계약’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사전에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고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6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천 물류창고 참사 한익스프레스, 사회책임 B →C

38명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의 책임자인 한익스프레스 또한 사회책임 부문이 B→C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지난 4월 29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에서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건물 천장의 우레탄폼에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와 원청 시공사가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여러 공정을 동시 진행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익스프레스 임직원 5명은 구속됐다.

 

당일 해고통보 신성통상, 통합 등급 C →D

탑텐으로 유명한 신성통상은 당일 해고 통보로 사회책임 부문과 통합 등급 모두 C→D등급으로 하락했다. 신성통상은 지난 4월 “코로나 19로 수출이 어렵다”며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직원부터 10년 이상의 중견 직원까지 직원 25명을 사전공지 없이 당일 전화로 정리해고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55명이 구조조정 대상이었지만, 논란이 일자 해고 통보를 중도에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이사 등의 배임 혐의 기소 건으로 지배구조 부문이 B+→B등급으로, 유양디엔유 또한 박일 전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 혐의 기소 건으로 B→C등급으로 조정됐다.

한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시의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ESG 등급 조정 빈도를 반기 1회에서 분기 1회로 확대키로 했다. 다음 등급 조정은 오는 10월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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