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대 그룹 계열사 736개사 중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곳은 11개사(1.5%)에 불과하며, 총수 일가까지 포함하면 55곳(7.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경제연구소 자회사 한국ESG연구소가 24일 발간한 ‘10대 그룹 총수일가의 등기임원 등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른 조사 결과다. 총수의 2세, 3세가 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곳은 3개사(0.4%)였다.

총수 일가가 등기 임원으로 가장 많이 등재된 기업 집단은 GS그룹으로, 80개 계열사 중 18개사(22.5%)에 총수 일가가 등기임원이었다. 반면, 삼성은 59개사 중 1곳, LG는 79개사 중 1곳에서만 총수 일가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다.

보고서는 “삼성그룹(이재용), 한화그룹(김승연), 현대중공업그룹(정몽준), 신세계그룹(이명희), CJ그룹(이재현)은 총수가 그룹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배제할 수 없음에도 계열회사 어느 곳에서도 등기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한화, 신세계, CJ그룹은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총수 및 총수일가의 일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함으로써, 법적 의무는 벗어나되 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책임경영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등기 임원은 이사회에 참여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며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진다.

보고서는 “총수 및 총수일가가 미등기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등기 임원인 전문경영인보다 월등한 보수를 받는 것으로 조사된다”며 “총수일가의 등기임원 미등재는 소유와 경영 분리 노력에 따른 기업 거버넌스 개선 활동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ESG연구소 김남은 팀장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한국의 경영환경 상 총수 일가가 등기 임원으로 등재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권한과 의무를 일원화한다는 책임경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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