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식품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세계 각지에서 식량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스리랑카는 식량 가격 폭등으로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북한은 소금, 설탕 등의 기초적 식제품이 부족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 선진국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영국의 경우, 에너지가격 폭등으로 식품업계의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겼고, 설상가상으로 대형화물 운전사가 부족해 식제품의 운송이 지연되면서 식량난을 걱정하고 있다.
UN 2021 SDGs보고서 또한 2020년 한 해 동안 기아로 고통받는 인구가 약 1억 6000만명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식량안보 문제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식품 폐기물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세계자원연구소 (WRI)에 따르면, 식품 공급망 내 버려지는 음식의 비율은 무려 3분의 1에 달하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또한 매년 9400억 달러(한화 약 1114조원 상당)에 이른다. 이 가운데, 기업은 식품 폐기물을 관리하고 이를 감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유엔 환경계획(UNEP), 세계자원연구소(WRI), 세계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WBCSD) 등이 공동으로 발간한 식품손실 및 폐기물(Food Loss and Waste·FLW) 프로토콜을 통해 이를 살펴볼 수 있다.
국제표준이 말하는 식품 손실 및 폐기물 관리
먼저 기업은 FLW 인한 식량 안보, 경제적 손실, 환경 파괴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고려해 FLW 관리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여기서 FLW에 대해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처리 및 감축 비용 ▲공급망 단계 및 발생원인 ▲감축 및 처리의 실효성 ▲폐기물의 경로 및 환경 영향이 있다.
FLW 재고 (Inventory) 작성을 통해 식품 손실과 폐기물 흐름을 분석하는 것이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식품을 성격 별로 분류해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유제품, 농산품, 냉동식품 등의 분류에 따라 거치는 공급망의 과정이 달라져 손실 및 폐기물의 흐름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공급망 내에 FLW데이터를 수집할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추천되지만, 식품업계의 특성상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기업의 역량에 따라 적절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FLW 데이터 수집시, 식품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나눠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특히, 가공 식품류의 경우 음식물과 일반쓰레기가 분리되지 않고 폐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신경써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 쓰레기 분리수거 과정에 직접 관여 폐기물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추정치를 활용해서 폐기물의 분류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FLW 발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식품 폐기물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처리되는지 추적해야 한다. 폐기물 처리 경로에는 매립지, 유기성 폐기물 발전, 소각, 재가공 등이 있으며, 해당되는 경로의 비율을 공개 해야 한다. 만약 폐기물의 정확한 경로와 비율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다면, 폐기물이 어떠한 방법을 통해 처리되는지 최대한 상세히 명시해야 한다.
이후 공급망 단계별 · 제품군별 FLW 재고 목록을 통합하고 내부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FLW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며 여기에는 ▲해충 및 해수 피해 ▲운송지연 ▲가공처리로 인한 손실 ▲소비자 반품 ▲부적절한 보관 및 조리 등이 있다.
내부평가를 마친후, FLW 감축을 위한 전략 및 장기 목표를 수립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진행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월마트의 "2025 폐기물 제로 (Zero-Waste)" 선언과 식품폐기물 관리
월마트는 2025년까지 매립지로 보내지는 폐기물이 없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월마트는 FLW 프로토콜을 도입해 FLW 재고를 작성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폐기물의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월마트의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월마트가 매립지에 폐기한 폐기물의 비율은 18%에 불과하고, 약 4억3000만kg의 식품 폐기물을 재활용 했다.
월마트는 공급망 내 FLW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감축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수요예측 및 주문시스템 효율화를 통한 재고 흐름 개선 ▲물류센터 증설 및 빅데이터 활용한 운송루트 최적화 ▲매장 구조 개선을 통한 제품 회전율 증가 ▲유통기한 임박 상품 할인 판매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월마트는 2019년 대비 폐기 식재료를 약 5700만개 줄였다.
특히, 월마트는 IBM의 Food Trust 서비스를 복잡한 공급망 내 식품의 이동과정과 수량을 추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식재료 원산지에서 월마트 매장 까지 이동하는 과정을 클라우드 서버에 자동으로 기록한다.
본래 월마트가 식품의 원산지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에는 일주일이 소요되었으나, 해당 서비스를 통해 단 2초만에 검증과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공급망 투명성을 확보하고 식품 안전성을 강화해, 위생 혹은 부패로 인해 폐기되는 식품의 양을 감축했다. 또한 식재료 주문과 손실에 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수요예측을 통해 잉여 식품 재고를 감축했다.
또한, 월마트는 미판매된 식재료를 다방면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미판매 상품의 경우, 푸드 뱅크 등의 비영리단체에 전달하며, 작년 한해 미국에서만 약 3억 3700만 킬로그램 상당의 식재료를 기부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경우, 이를 비료로 활용하거나 바이오연료로 변환한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음식물 쓰레기의 일부를 혐기성 소화 (anaerobic digestion) 유기성 폐기물 발전소에 보내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뿐만 아니라, 월마트는 공급망 내 식품 폐기물 감축을 위해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월마트는 공급망 내 협력업체에 식품 폐기물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며, 이들에게 식품 재가공·재처리·재활용 노하우를 교육한다. 또한 소비자의 식품 폐기를 줄이기 위해 제품 라벨링 및 식품 기부 프로그램 또한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10x20x30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 10개사가 각각 20개의 협력업체를 선정하여 2030년까지 이들의 식품폐기물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제표준:
https://www.flwprotocol.org/wp-content/uploads/2017/05/FLW_Standard_final_2016.pdf
참조출처:
https://foreignpolicy.com/2021/09/27/sri-lanka-economic-crisis-food-shortages-emergency/
https://www.theguardian.com/business/2021/sep/20/co2-crisis-could-hit-uk-food-stocks-well-before-christmas-says-iceland-boss
https://corporate.walmart.com/global-responsibility/sustainability/planet/waste
https://corporate.walmart.com/esgreport/esg-issues/waste-circular-economy#metricshttps://corporate.walmart.com/media-library/document/2020-environmental-social-and-governance-report/_proxyDocument?id=0000017a-85af-d7dc-ad7a-bfaf6cd70000
https://www.hyperledger.org/learn/publications/walmart-case-stud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