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의 사업진출 과정에서 지역 소상공인 및 주민들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카카오 택시의 시장독점, 배달앱의 과한 수수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등이 이슈가 되면서 지역사회와의 마찰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SG 분야의 대표 사업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또한 조망권 침해, 농작물 피해 등의 민원으로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사회 관여가 새로운 ESG 리스크로 떠오른 모양새다.
하지만 지역 사회관여는 쉽지 않다. 불특정 다수의 참여를 이끌어내 기업과 지역사회가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입장과 견해를 가진 이해관계자들과 합의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가운데, 기업은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국제금융공사(IFC)의 전략적 지역사회투자 핸드북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국제표준이 말하는 지역사회 관여
IFC는 지역사회 관여가 다른 이해자 관여(Stakeholder Engage) 방식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이해관계자 관여의 경우,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수렴한 후, 그에 맞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지역사회 관여의 경우, 지역 내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주축으로, 이들의 의견과 의사결정을 수용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효과적인 관여를 위해 기업은 지역사회의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지역사회 내 주요 이해관계자 집단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들의 요구 우선순위와 이해관계는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특히, 특정 집단과의 관계 변화가 어떠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인지해야한다. 또한 지역 사회 안에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기업은 지역내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간담회, 설문조사, 화상회의, 인터뷰, 참여형 온라인 플랫폼 등이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지역사회 관여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이 차별없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성별, 직업, 소득, 출신 지역 등으로 인해 참여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온라인을 통해서만 관여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매체에 익숙치 않은 노년층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취약계층의 경우, 역량 및 지원 부족으로 인해 사회적 교류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기업이 이들의 참여여건 조성 및 역량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역사회 관여 과정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 지역 내 특정집단의 이익이나 의견이 우선되어서는 안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공정한 방식을 통해 교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지역 사회 내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 소통 채널이 부족한 편이기에 이를 고려해 적절한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교류 활동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필요와 요구를 파악하고, 기업 및 지역사회가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통해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 커뮤니티 매핑, 디지털 트윈, 집단지성 등 다양한 데이터 분석 도구 및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이후, 합의된 결과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미래행동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뉴몬트 - 개발도상국 여성 참여를 이끌어낸 지역사회 관여
미국의 금광업체 뉴몬트는 광물 채굴이 환경 및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 관여를 핵심 ESG 관리사항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차원에서 이해관계자 관여 정책을 수립하고 채굴 활동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인 관여 활동을 수행했다. 특히, 뉴몬트의 금광은 남미,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 지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취약계층과 지역거주민의 참여활성화 및 의견반영을 이해관계자 관여의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
뉴몬트의 가나 브롱아파포 지역 금광 개발 사례를 통해 이들의 지역사회 관여 방식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뉴몬트는 해당 지역의 인구 51%가 여성이며, 금광 개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취약계층 가구 68%가 여성 가장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해당 지역내 여성의 참여와 의견 반영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했다. 이로 인해 탄광 개발에 대한 금전 및 토지보상과 각종 지역주민 지원책에서 여성들이 배제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 지역 토지의 대부분은 남성들이 소유하고 있었기에 토지 보상의 대부분은 남성들에게 돌아갔으며, 뉴몬트 탄광에서 제공한 고용기회 또한 대부분 남성의 차지였다. 뉴몬트 측은 이로 인해 지역 사회의 경제 불균형과 여성 차별이 심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역 사회 여성의 참여를 이끌어내 해당 문제 해결을 도모했다.
이를 위해 국제 여성단체 및 지역 내 비영리단체의 도움을 받아 현지 여성자문위원회 (Women Consultative Committee·WCC)를 설립했다. WCC는 지역 내 10개의 마을 공동체에서 투표를 통해 95명의 여성대표를 선출했고, 이들은 탄광의 환경영향 관리, 인프라 개발, 탄광개발 피해여성 지원 방안 등의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WCC의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탄광개발로 인해 생계에 영향을 받은 여성들이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받게 됐다. 뉴몬트는 탄광 직접고용,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통한 저금리 대출,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 장학금 수여 등의 사업을 수행 했으며, 그 과정에서 지역 내 교육기관, 비영리단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의 역량 및 자원을 적극 활용 했다.
특히, 농업 개선 및 토지접근성 강화(Agricultural Improvement and Land Access Program·AILAP) 사업을 통해 탄광개발로 인해 농작지를 잃은 농민들에게 새로운 농작지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농법을 전수해 이들이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실제, 탄광개발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토지손실은 약 2400헥타르였으나, 해당 사업을 통해 약 2600헥타르의 농작지가 새로 조성되어 농민들의 피해가 최소화 됐다.
국제표준:
참조출처:
https://www.newmont.com/investors/news-release/news-details/2017/Newmont-committed-to-the-health-and-welfare-of-local-communities/default.aspx
https://s24.q4cdn.com/382246808/files/doc_downloads/sustainability/Stakeholder-Relationship-Management-Standard.pdf
https://www.newmont.com/blog-stories/blog-stories-details/2019/Supporting-Our-Purpose-Through-Community-Investment-in-Ghana/default.aspx
https://www.bsr.org/en/our-insights/blog-view/how-newmont-mining-ghana-empowers-women-workforce-workplace-community
https://s24.q4cdn.com/382246808/files/doc_downloads/operations_projects/africa/documents/Review-of-the-WACAM-Report-Assessing-the-Social-and-Economic-Effects-of-Mining-on-Women-Affected-by-NGGL.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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