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유엔책임투자원칙), GRI, 블랙스톤을 비롯한 글로벌 ESG 흐름을 이끄는 대표 기관들의 새로운 인사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ESG 투자가 점점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문성 있는 인력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관련 인사들의 이동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블랙스톤, ESG 책임자로 SASB 설립자 겸 전 회장 임명

미국 대체투자사 블랙스톤은 글로벌 ESG 책임자로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SASB 설립자이자 전 CEO인 잔 로저스(Jean Rogers) 박사를 임명했다. 그녀는 ESG 팀, 전략, 통합, 보고 및 참여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블랙스톤 회장 존 그래이(Jon Gray)는 “우리는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다양성, 탈탄산화, 거버넌스를 발전시키는 업무를 하고 있다”며 “잔 로저스 박사의 전문성은 투자자들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스톤 ESG책임자로 임명된 SASB 설립자 잔 로저스 박사./링크드인 
블랙스톤 ESG책임자로 임명된 SASB 설립자 잔 로저스 박사./링크드인 

 

로거스 박사는 2011년 SASB를 설립하여 6년간 CEO를 역임한 후 2018년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SASB는 산업별 ESG 공개 표준을 제정하고, 투자자들이 지속가능성 보고의 중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는 79개 산업에 대한 지속 가능성 회계 표준을 개발했으며, ESG의 중요성 연구를 위해 2500만 달러(295억 7500만 원) 이상의 지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녀는 2018년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Barron's)에 의해 '지속가능투자 분야의 톱 20 인플루언서'로 손꼽힐만큼 ESG 분야의 리더 중 한명이다. 

이번 인사 발표는 블랙스톤이 글로벌 ESG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문 인력 풀을 확장하기 위함임을 시사한다. 최근 블랙스톤은 ESG 사모펀드 글로벌 책임자, 부동산 산업 ESG 글로벌 책임자를 임명했으며, 이 외에도 미국, 유럽, 아시아에 기업 비즈니스, 투자, 보고 등 5개 부서에 ESG 고위 책임자 직책을 신설하기도 했다. 

 

GRI, 재무-지속가능성 전문가 CEO로 영입

지속가능성 보고 이니셔티브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엘코 반 다르 엔덴(Eelco van der Enden)을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그는 2019년부터 GRI의 이사회 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글로벌 전문 서비스 기업 PwC에서 14년 동안 CEO를 역임했다. 그는 재무 및 지속가능성 관리 부문에서 20년 이상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예정이다. 

GRI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은 기업 및 산업 전반에 걸쳐 일관성 있는 보고가 이루어지도록 설계 및 개발된 글로벌 표준 중 하나다. 부패 방지부터 생물다양성까지 광범위한 지속가능성 및 ESG 주제를 기업들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이달 초 GRI는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을 업데이트해 인권 공시를 통합하고 주요 지속가능성 위험 영역에 대한 실사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회장인 에릭 헤스펜사이데(Eric Hespenheide)는 “기업 투명성이 그 어느때보다 글로벌 아젠다로 부각되면서 엘코는 지속가능성 독립 표준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그는 앞으로 GRI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확충하는 동시에 전 세계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높여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GRI는 2016년부터 이끌어왔던 팀 모힌 전 대표가 2020년 그만둔 후 임시 대표체제로 운영돼왔으나, 이제 새로운 CEO를 통해 조직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반 데르 엔덴은 2018~2019년 국가별 조세 투명성의 첫 글로벌 표준인 'GRI 207: Tax' 개발을 주도한 기술위원회 위원이었다.

반 데르 엔덴은 “이번 새로운 기회는 조직을 다음 단계로 성장시키고 잘 이끌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규제당국과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기업들에게 책임감을 요구하면서 GRI 표준을 채택하고 포괄적인 지속가능성 공시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PRI, 호주 펀드 CEO 임명

유엔의 책임있는 투자 기관인 PRI(Principle for Responsible Investment)는 데이비드 애트킨(David Atkin)을 신임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12월 10일부터 PRI 대표 업무를 공식 수행한다. 지난 9년 동안 PRI를 이끌었던 여성 리더 피오나 레이놀즈는 "호주에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대표직 사임을 발표한 바 있다. 

PRI는 투자자가 ESG 요소를 투자 과정에 통합하고 투자자들이 따라야 할 일련의 구체적이고 자발적인 원칙을 수립할 수 있도록 2006년 투자자 서명 그룹에 의해 설립됐다. 현재 121조 달러(14경 3143조 원)이상의 자산을 대표하는 4300개 이상의 투자기관들이 PRI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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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트킨은 호주 최대 펀드기관인 C버스 슈퍼펀드(Cbus Super Fund), 에슈퍼(ESSSUper), 저스트 수퍼(Just Super)의 CEO를 역임하면서 폭넓은 투자 산업의 경험을 쌓았다. 가장 최근에는 호주 투자사 AMP캐피털의 부사장으로 재직했으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PRI의 이사로 재직했다. 

마틴 스칸케 PRI 의장은 “데이비드는 투자 업계에 종사하면서 얻은 자산 소유주들의 우선순위와 자산 관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통해 PRI 서명기관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조직이 이를 잘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애트킨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서명 기관들이 있는 현 단계에서 PRI를 이끌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책임 있는 투자가 주류 흐름인 현 상황에서 전 세계 투자자들은 ESG 요소를 투자 및 자산 소유 활동에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PRI가 책임있는 투자를 위한 6가지 원칙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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