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일회용품 1억 개 줄이면 보증금 1000억 현금화 가능
ESG 경영으로 비용 절감, 녹색 채권 발행으로 저금리 자금 조달

세계적인 ESG 열풍 덕분에 ESG 경영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픽사베이
세계적인 ESG 열풍 덕분에 ESG 경영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픽사베이

기업의 ESG(환경・사회・재무구조) 경영이 돈이 될까? 최근 ESG 열풍을 타고 ESG 경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거나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하는 흐름이 나오고 있어 주목할 만 하다. 

포스코건설, 직원 전기공유차 활용 프로젝트로 출장비용 절감

포스코건설은 직원 출장규정을 변경한 것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아시아 최대 임팩트 투자자・사회혁신기관 네트워크인 AVPN(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이 지난 10~12일 개최한 ‘AVPN 동북아시아 써밋’ 행사에 참여한 나영훈 포스코건설 ESG팀장은 이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넷제로(Net-zero・탄소중립)에서 한발 더 나아간 ‘205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중이다. 저탄소 비즈니스 전략을 세워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스마트 기술을 작업 현장에 전적으로 도입하며, 환경 NGO 대표를 초청해 분기별 탄소중립 토론을 벌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영훈 팀장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변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직원들이 체험하고 변해야 ESG 경영이 자리 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출장 가는 직원들에게 ‘전기공유차 활용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오지에 있는 건설 현장으로 떠나는 출장이 많아 승용차 사용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전기공유차 활용 프로젝트를 실시한 이후, KTX 같은 대중교통으로 근처까지 이동하고, 그곳에서 현장까지는 쏘카와 협업을 통해 전기공유차로 이동한다.

나 팀장은 “직원들은 전기차를 처음 운전해보는 체험을 하면서 전기차 사용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고, 생각지도 못하게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 출장비용이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보증금 1000억원 현금화 효과?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7월 제주를 시작으로, 6일부터 서울 지역의 매장 12곳을 일회용컵 없는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일회용컵 없는 매장에서는 음료를 매장용 머그나 개인컵, 리유저블(다회용)컵에 제공한다. 소비자가 다회용컵을 사용하려면 보증금 1000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스타벅스 카드 잔액, 해피해빗 애플리케이션 내 포인트 등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다회용컵은 스타벅스가 SK의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로부터 1000원을 주고 매입해 같은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다회용컵 보증금을 먼저 지불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판매해 거둔 비용은 재무제표상 보증금 항목에 반영되므로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액수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는 “스타벅스가 ESG 경영을 강화하려고 시작한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가 비용 부담 없이 회사의 수익을 강화하고, 활용 가능한 자금인 선수금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늘려 2022년 중으로 서울 전 매장, 2025년 전국 모든 매장을 일회용컵 없는 매장으로 전환해,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 서울과 제주 전 매장에서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연간 1억 개 이상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1000억원의 보증금이 현금화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포인트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활용한 금융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가 이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면 4~5년 후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녹색 채권 발행으로 저금리 대규모 자금 조달하는 기업들

더불어, ESG와 관련된 녹색 채권을 발행해 비용을 줄이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녹색 채권은 탄소 감축,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활동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 녹색 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된 채권이다. 

지난 1월, 현대오일뱅크는 2000억 규모의 녹색 채권에 대한 수요 예측 결과, 약 1조31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같은 달, 현대제철 역시 250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 예측에 2조7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7월에는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200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을 발행해 흥행에 성공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올 초부터 불기 시작한 ESG 채권 열풍을 두고, ESG 채권의 한 종류인 녹색 채권을 발행해 대외적으로 친환경 사업에 대한 의지를 알리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저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녹색 채권으로 인한 비용 절감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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