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022년부터 신축건물 전기차 충전소 의무 설치 법안 발표
올 2~11월, K-EV100(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사업)에 224개 기업 가입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 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시점에서, 영국이 내년부터 신축 건물을 지을 때 전기차 충전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가디언 등 영국 매체는 21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의 새 법안에 따라 영국에서는 2022년부터 차를 1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신축건물을 지을 때 전기차 충전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지난달 영국 정부가 발표한 넷제로(Net-zero・탄소중립) 일환 중 하나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담고 있다. 현재 영국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25만 개 이상 있는데, 새 법안에 따라 가솔린과 디젤(경유) 차량 판매를 종료하는 오는 2030년까지 매년 최대 14만5000개의 전기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 3분기까지의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7만10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량은 급증했지만, 막상 전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주행거리가 만족스럽지 않고, 한 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며, 충전소가 많지 않다는 것 등이다. 그중 충전 인프라 부족이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기존 주유소 네트워크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여기저기서 전기차의 충전과 급유 인프라를 내연기관 차와 같은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충전소가 거주지나 직장 등 생활공간, 휴게소 등 이동 경로, 그리고 이동식 충전시설 등으로 더욱 폭넓게 적용되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거주지와 직장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50만기 이상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EV100 가입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
이런 가운데,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 SK매직 등 7개 자회사와 함께 3.5톤 이하 모든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와 수소차로 전환하겠다며 ‘EV100’ 가입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EV100은 영국의 비영리기구 더클라이밋그룹의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2030년까지 보유하거나 임차한 3.5톤 이하 차량 100%, 3.5톤 초과 차량 50%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SK네트웍스는 EV100 가입을 통해 회사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차량을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함으로써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역시 ‘K-EV100(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사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K-EV100에 가입한 기업은 올 2월부터 11월까지 모두 224개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지금 보유하거나 임차해서 사용하는 차량은 109만여 대인데, 오는 2030년까지 143만 대를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무공해차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한다.
자동차 업계는 기업들이 EV100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반기는 눈치다. EV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업무용 차량 운영을 위해서라도 사옥 곳곳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는 등 전기차의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법인차 등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많이 전환해 전기차와 관련된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면, 개인들 역시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좀 더 쉽게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